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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숨쉬는 집을 꿈꾸며..

by 靑野(청야) 2014. 4. 22.


'사람이 집을 만들고, 집이 사람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이 말했다고 한다. 인간과 집(Housing)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Home' 정서에 있다할 것이다. Home을 이루는 기반으로 가족구성원과 마음의 안식을 얻는 정서외에도 Housing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니, 비록 건축과 관련된 문화니, 예술이니,,, 거창하고 고상함은 몰라도, 거기까지 머리를 짜내며 지식을 확대하지 않아도, Housing은 인간생활중에서 인간의 신체외부 환경중 가장' 인간에게 밀접한 요소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짐승도 미물도 집은 필요하다. 짐승도, 미물도 집이 있는 것이다. 머물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비바람과 위험을 피하거나 위험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숨기는 역활을 하기도 한다. 집의 양식을 저장해주는 기능도 크다할 것이다.

사람은 집을 만들고, 그 집속에 자신의 육신의 평화와 휴식을 의탁한다. 하지만, 집이란 공간 속에 익숙하고 보니, 자유로워야 할 영혼마저, 그 공간에 구속되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때가 많다. 이 넓은 우주에 한줌도 안되는 공간으로 구획짓고, 굳이 그 속에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산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굳이 보이지 않는 곳을 보려하지 않고, 가려하지 않는다. 현실에 안주하고, 그 안주를 오래도록 키우고 즐기려할 뿐이다. 현실을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편하기 때문이다.

삶의 현장이 현대화 도시화로, 밀집화하고 각박해지면서, 집이라는 것이, Home의 소박한 정서나, 삶의 편리함의 추구를 넘어서, 재산과 부와, 권력과 명예의 수준과 크기를 소유하고, 재단하여, 가시화하는 방향으로 흘러버렸다. 사람이 만든 집이 그렇게 사람을 옹졸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인간에게 주어진 저 넓은 우주를 대하기에 민망하기 그지없다. 대우주를 대할 면목이 없는 것이다.

간혹가다, TV에서 집이라는 껍데기를 훌훌 벗어던지고 자연속에 살아가는 이른바 '자연인' 이 소개되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그들의 삶이 괴이하고 괴팍하다 여길 뿐, 그들 영혼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이해할려고 하지 않는다. '집에 죽고 집에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그들은 현대문명에 적응 못하는 극소수의 삶의 발버둥 정도로 치부한다. 몸으로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조롱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들이 현실을 버리고 자연과 자유로움을 선택한 이유와 고뇌를 이해할려고 하지 않는다. 이 세상이 이른바 현대문명로 버티고 유지되는 한, 현대인들은 이런 자연인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집은 왜 필요한가?
집이란 그렇게 필요한가?

하나씩 하나씩 버려가면,마지막 이 육신만을 뉘일 한뼘의 공간, 아니 그 공간마저도 필요없이, 대기로, 대지로 흩어져 갈 것이데...

老子처럼, 자연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저급한(?) 현실을 가감히 버리지 못하고, 끊임없이 의문과 씨름하면서, 그 현실의 길로 나다니는 나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Housing에 길들여진 나 자신을 본다. 사람이 집을 짓는다하지만, 그마저도, 내가 짓지 않고, 남이 지은 집속에 길들어진다. 영락없는 속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문득 속물로 길들여진 나 자신을 철저히 개조해보고 싶어진다. 어떤 때는 누구나 처럼 집을 버리고 싶은 꿈도 꾼다. 하지만, 차마 집을 버리지 못하고, 집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공간을 한정하는 제한을 오히려, 스스로 집을 지어봄으로써, 극복해보고자 한다. 막연히, 나자신을 자연속에 내팽겨치지 못하고, 우주공간을 구획한다는 게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남이 짓는 집에 길들여진 집짓기 판을 조금이나마 바꾸어 내 스스로의 의지와 내스스로의 노력이 개입하는 집짓기를 해보고 싶어진다.

그러니, 나도 어디 집을 한번 지어봐? 그렇게 출발한 집짓기 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회갑을 맞이한 올 봄을 그렇게 보낸 것이다. 올 봄의 휴일에는 하루도 휴식을 갖지 못했다.

...

현대도시인들이 접하는 집의 종류에는 , 철근 콘크리트구조, 조적조, 경량스틸, 철골조, 중목구조, 경골목조, 한옥...등 다양하다. 보통의 아파트들은 대부분 철근콘크리트나, 철골조다. 공장 건물들은 대부분 철골조, 공장 사무실은 여기에 콘크리트나 판넬로 마감한 건물이다.

무슨 형태의 집이든, 사람이 사는 집의 기능은 일정한 공간에 사람이 삶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 기능들이 갖추어져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풍광, 깨끗한 환경, 편리한 접근성을 갖추고, 어울려 살 수 있는 좋은 이웃이 있고, 밝고, 쾌적하며 신선한 공기의 유통, 온습도의 지속적인 유지가 되는 그런 House라면 이상적인 주거 환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행가 가사처럼, '그림같은 집을 짓고....' 두루두루 다 갖추어진 그런 House가 존재할 것인가? 일부 극소수외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겠는가?

숨쉬는 집!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비록 그림같은 집은 아닐지라도, 방안 가득히 자연이 자유로이 들락거리는 집이 숨쉬는 집은 가능할 것이다. 자연이 숨쉬는 집이다. 자연과의 경계가 모호한 집이라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이런 집이라면, 억지로 구획지은 작은 공간이 작은 공간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리저리 다녀보고, 조사도 해보고, 선택한 것이 경골목조건축강좌이다. , 실제로 건축을 지어보는 실습형 강좌이다. 철근콘크리트나 철골, 중목,한옥등 다른 공법의 건축물은 일반 개인이 꿈도 꿀 수 없지만 경골목조건축은 색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캐나다나 미국등에서 서민주택으로 일반화 되어있어, 표준화가 되어 있고, 혼자서도 오래도록, 자연과 씨름하며 시간을 두고 지어 나갈 수 있다하니, 색달라서 색다르다기 보다는, 나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집짓기 대상이라 생각이 든 것이다. 겪어보니, 집안 구석구석 장식과 보충구조등을 추가하고, 꾸미며 관리하는 데도 더없이 좋은 건축형태이다. 내구성이 어떻고, 모양이 어떻고..등은 하등 고려대상이 아닌 것이다.

같이 참여한 일행 14중명에, 은퇴후 살집을 짓고 관리하기위해 참여했다는 현직 파출소장님도 있고, 건축도장을 업으로하는 사람도 있고, 캐나다에서 이민갔다, 역이민 온 사람도 있다. 대부분 건축시공을 하는 업자들이다. 콘크리트, 철골. 조적조, 경량스틸 건축경험은 많은 데, 목재건축경험이 없어, 이걸 베워 사업영역을 넓혀 보고자 하는 사람도 몇 명된다. 나같이 노후에 살집을 관리라도 잘해 보자 싶어 미리대비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토요일, 일요일 9시반에 모여, 저녁 6시나 6시반까지 대부분 목재를 재고, 재단하고, 다듬고, 세우고, 못질하고.....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기둥과 벽체를 만들어 세우고, 서까래를 만들어 올리고, 지붕을 덥고, 외벽을 붙이고, 내부배선과 배관을 하고, 보온재로 채우고, 내부를 합판으로 막고 ....

들이치는 비는 흘러 내려 안으로 침투하지 않게 하고, 외부에서 불어 닥치는 바람은 자연스레 흘러나가게 하고, 내부와 외부의 열기는 서로 차단하여 보온과 보냉이 되게 하되, 올라가는 것은 더운 기운, 내려오는 것은 찬기운, 찬기운과 더운 기운이 방안에서 자연스럽게 섞혀 골고루 방안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집, 요렇게 지은, 잘 지은 목재가옥은 한겨울에도 히터나, 벽난로같은 약간의 대류난방설비만 있으면, 별도의 보일러나, 온돌등의 난방이 불필요하다고 한다.

<1/10 Mock Up을 만들어 보며, 각종 목재부재의 종류와 명칭, 설치방법, 구조를 익히고... >

 

<목재를 짜르기 위한 톱, 콤프레사, Nail Gun, 망치, 타카, 스피드스캔(삼각자), 칼...

각종공구를 안전하게 다루는 방법을 익히고...> 

 

<드디어 바닥 기초를 짜서 연결합니다>

 

<바닥기초위를 합판으로 덮고,  문틀과 벽체구조를 짭니다>

 

 

<문틀과 벽체구조를 연결하고 세웁니다>

 

<외벽에 합판을 덮습니다>

 

<지붕서까래를 짜서올리고 그위를 합판으로 덮습니다>

  

  

<지붕재(슁글, 아스팔트 재질)을 입힙니다.

 

<Tyvek으로 건물외벽을 둘러 쌉니다. Tyvek는  내부(건물쪽)공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바깥쪽 공기는 들어가는 것을 차단한다고 합니다>

 

<처마 밑을 덮개(루바)로 덮습니다>

 

 <일본에서 수입한 시멘트사이딩으로 외벽을 덮습니다>

 

<외벽을 마무리 했습니다>

 

<노가다 현장실습, 시켜먹는 연습도 합니다>

 

 

<막바지에  MT를 갔습니다>

 <MT 저녁 때 소주만 21병을 마셨습니다. 내 혼자는 21잔, 3병을 마셨지요>

 

<집을 짓고 남은 목재를 싣고와서 캠프파이어도...>

 

<충주호반의 멋진 전원주택 단지 견학도 다녀왔습니다>

 

<보온재로 안벽을 마감하기 전에 전선을 미리 배선합니다>

 

<보온재를 채우기 전에 천정에 바람길을 만들고...>

 

 

<천정과 벽을 이렇게 빈틈없이 보온재(스치로폼)으로 채웁니다>

 

<천정과 벽면의 스치로폼위로 내화석고보드를 덮고, 나무로 마감합니다.
내화 석고보드는 만일의 화재가 발생시 한 시간이상 불연상태를 유지한다는 군요  >

 

<주택의 안.팍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목재도장, 화장실 기기 설치후 정화조연결, 수도연결, 전기 연결, 벽지 바르기, 취향대로 인테리어 공사등, 온전한 살림살이가 되기 위해서는 강좌이후 공사가 필요하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이 정도 경험으로 집을 짓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경골목재주택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로구나, 그런 집은 그렇게 짓는구나. 확실히 이해하게 된다. 꼭 경골목구조가 아니라해도 집의 외부, 내부 집구조에 대해 이해를 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뒤에 집을 짓거나 관리하게 되면, 일방적으로 업자들손에 맡길 것이 아니라, 내 주관과  주도로 집을 짓거나 관리할 자신이 어느정도 생기는 것이다.

재료갑이 약 500만원, 판매가는 1,000 ~1,500만원 한다니까. 학생들에게 돈받아서 재료사고, 학생들 실습으로 지었으니, 요걸 팔면 500만원~1,000만원 남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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