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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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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을 포기하면 대안은 뭔가 (펌)

by 靑野(청야) 2012. 8. 9.

고질적인 지역ㆍ이념 갈등, 여야 갈등은 물론 세대ㆍ노사 갈등으로 국민은 불만에 차 있다. 일각에서는 소득이 증가했지만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고, 빈부격차가 심화돼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스페인은 실업률이 2006년 8.1%에서 최근 24.4%로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은 실업률이 3.2%에 불과하지만 고용률(생산가능인구 중에서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60.4%밖에 안 된다. 미국에서 실업률이 1% 늘면 2만명이 심장병, 900명이 자살, 650명이 살인 등으로 총 3만7000명이 죽으며, 4200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3300명이 감옥에 간다고 한다. 경제발전이 인류를 가장 효과적으로 죽음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한 4대 요소는 노동력, 기술, 자본, 에너지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교육열로 우수 노동력을 확보하고 선진국의 상품을 모방하면서 선두기술을 갖췄다. 또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자본도 있다. 그러나 국내 에너지 자급률은 3%에 불과하다. 양질의 저렴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살 길이다.

북한이 88.5%, 남한이 11.5%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던 1948년 5월 14일, 북한은 일방적으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남한은 모든 발전소 가동과 동시에 30W 이상 되는 전등 사용을 금지했지만 공산품 생산량이 종전의 5%에 불과했고 문 닫는 공장이 속출하는 등 혼란에 빠졌다.

이런 쓰라린 경험을 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1956년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맺으면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한국형 원자로 ARK 1400을 개발하고 반세기 만에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원전)를 세계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최고의 기술력으로 원전을 건설ㆍ운영하면서 한국은 전 세계 선진국 중 가장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성장을 이루고 국민복지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반원전 여론이 높아지고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에도 지역주민, 환경단체와 갈등으로 시간을 끌었다.

미국의 원전은 원자로의 수명이나 안전성 때문이 아니라 독과점 특혜를 방지하기 위해 40년 동안 가동하도록 허용했고 철저한 검사 후 20년을 추가해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30년 동안 가동하도록 허용했고 10년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만일 미국처럼 30년을 더 사용할 수 있는데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30년만 사용하고 폐기한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미국에서 각 가정에 화재경보장치를 달도록 의무화할 경우 20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고 원자로의 안전도를 높일 경우 0.8명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1명을 살리기 위해 원전에 투자할 돈은 약 30조원으로 화재경보장치보다 약 2만1000배 더 많이 소요된다.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가? 빈곤퇴치, 교육, 복지 등에 이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보다 더 기본적인 인권은 없다. 물론 우리는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 그러나 가상적인 위험을 빌미로 환경을 팔아서는 안 된다. 가장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는 데 먼저 힘써야 한다. 100만년에 한번 발생할 확률의 원전사고 때문에 포기하면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되고 빈곤과 실업에 시달릴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우리가 원전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활용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는가.

[박재광 美위스콘신대 환경공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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