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동해
이민부
최근(2012, 2. 20 언론보도) 프랑스의 세계적인 지도제작사인 라루스와 미슐랭에서 발간한 세계지도는 동해를 먼저 표기하고 괄호에 일본해를 넣는 방식으로 우리의 동쪽 바다를 보여주고 있다. 반가운 일이고 물론 당연한 일이다. 오랫동안 고지도에서 동해 지명을 발굴하고 연구해온 이진명 프랑스 리옹3대학 한국학과 교수가 프랑스에서 이 방면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단법인 동해연구회가 있어 지리학, 역사학, 국제법, 국제정치학 등 관련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일본해 표기를 대세로 한다. 그러나 동해를 함께 사용하는, 말하자면 병기(倂記)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대중지리서 잡지인 National Geographic에서도 병기를 한다.
2012년 2월 초 러시아 공군기 5대가 일본 영공을 침범했다가 ld에 대해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고, 그러자 러시아 공군기들은 기수를 우리 관할인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Korea Air Defence Identification Zone)으로 들어왔다가 우리 공군전투기들의 출격하자 러시아로 돌아간 사건이 있었다(동아 2012.2.27). 방공식별구역은 각국의 군사적으로 배타적인 영공 범위에 대한 국제적인 협약이라고 할 수 있다. KADIZ의 영역은 육지와 근해에서는 위도 39도 이하로 되어 있어서 평양과 원산을 잇는 선과 거의 일치한다. 동해에서는 독도가 물론 우리 영역으로 들어와 있지만, 바싹 붙어 있다. 남쪽은 제주도에 바싹 붙어 있다.
(사진1) KADIZ
방공식별구역은 미 극동 1951년 공군사령부에서 작성한 항공지도에 근거한 것으로 6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해에서는 한국의 KADIZ와 일본의 JADIZ 두 가지만 표시되어 있다. 미공군의 일부 지도에서는 동해와 서해에서는 위도 39도로 되어 있지만, 한반도 육지에서는 현재의 휴전선을 따르고 있다.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 영토적으로 본다면 제주도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야 할 것이고, 동해에서는 독도와 일본 오키섬을 경계로 서쪽으로 더 내려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관심을 더 가져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방공식별구역과는 달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국가별 비행 영공을 식별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비행정보구역(FIR, Flight Information Region)을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는 거의 우리 영해와 일치한다. 동해에서는 독도와 일본 오키의 중간으로 표시되어 있다. 서해에서는 위도 38도 백령도와 중국의 산동반도의 중간을 경계로 중국과 분할된다. 동해에서는 북으로 더 올라가서 강원도의 고성의 휴전선 위도인 38도 40분을 경계로 남북이 갈린다. 실질적으로 지리적으로 독도가 한국령임을 알리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사진2) KFIR
동해는 공군과 해군에서 국제적이다. 한국, 북한, 일본, 러시아가 함께하는 바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면 독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우리의 해군력과 공군력은 영토면에서 남쪽의 이어도, 동쪽의 독도와 서해의 백령도 근해를 지켜야 한다. 요즘 대양해군에 대한 논의가 부쩍 많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퇴조의 기미를 보이는 반면, 중국의 발흥이 눈에 띤다. 일본도 이에 대응하여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다. 러시아도 만만하지 않은 군사강국이다. 군사적으로는 아직도 미국 다음이라 할 수 있다. 군사력은 국력에 어느 정도 일치한다. 국력의 키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도양에서는 우리 해군이 국제적인 협력으로 소말리아와 예멘 사이의 바다인 아덴만에서 우리 상선, 더러는 다른 나라의 상선들을 지켜야 한다. 해군력의 강화가 절실하다고 본다.
주변국들을 본다. 중국의 순시선이 이어도를 넘어서 우리 영해 가까이 자주 출몰한다.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들이 충돌 직전까지 가는 신경전이 자주 벌어진다. 서해의 우리 해역으로 진입하는 중국의 어선들도 우리 해경과 맞붙을 정도로 사적 무장이 심하다. 러시아 전투기가 동해의 일본 영해를 가끔 넘본다. 일본은 러시아에 할양된 북방 4도를 돌려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러시아는 영토에 관한한 꿈쩍도 없다. 우리나라가 독도 근해 해양조사 실시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바다는 아니지만 육지에서 아무르강의 하중도를 놓고 러시아와 중국이 오랫동안 충돌해왔으나 최근 합의를 보았다. 중국은 북한의 나진을 중심으로 해안과 부두를 50년간 빌렸다. 동해로 진출한 것이다. 중국 상선들이 동해를 다니고, 이를 위해 중국의 해군들이 진입할 지도 모른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모두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동해에서는 우리는 아직은 일본과의 경쟁이 가장 중심이고 필연적일 것이다. 동해에서 우리와 일본 간에는 영해의 경계선 합의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어업협정만이 어정쩡하게 맺어져 있다. 우리는 동해에서의 경계선을 독도와 일본 오키섬 사이로 하지만, 일본은 자국의 지도에서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경계선으로 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지키고 견디고 찾는 것 힘의 균형 유지는 모두가 국력에 달려있다. 우리의 우리바다 명칭 표기의 사용과 국제적인 인정도 국력에 달려 있다. 독도와 동해가 시비거리가 된 것은 조선 말기 국력이 참으로 미천하여 일본에 의해 문제가 되고 지금도 그 흔적이 역력하다. 지금의 우리의 국력 신장이 대단하지만 동아시아에서의 지정학적인 입장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더 키울 필요가 있다.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
(2012.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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