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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여행견문록

미친여행1

by 靑野(청야) 2012. 1. 3.

흑룡의 해, 27동기분들 및 가족분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만수무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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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강호동의 무한도전이 아닌, 그 보다 훨씬 혹독한 2박3일의 미친여행!

 

흑룡의 해를 맞이 하느라 그런지, 여느 때보다 매서운 강변의 칼바람을 안고 떠난 여행, 여행의 막바지에 우린 이번 여행을 '미친 여행' 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미친 자들이 하는 짓거리를 '미친 짓'이라 하지 않는다. 미친자들이 지들 스스로 미쳤다고 하겠는가?  그런 자각이 있으면, 그자들은 이미 미친 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친 자들이 하는 짓거리는 '미친자의 짓거리' 일뿐, '미친 짓거리'는 아닌 것이다.

 

신체건강하고 정신이 멀뚱한  정상인들이 미친자들의 짓거리처럼 어이없는 짓거리를 행할 때, 비로소 우린 그자들의 짓거리를 '미친 짓거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의 2박3일의 여행이 그렇다. 6인의 건장한 정상인들이, 2박3일동안 '미친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어쩌면 6인들이 한동안 미쳤을 지도 모른다.  아닌게 아니라, 미쳤군 미쳤어! 여행의 고비에 이르러, 누구나 가슴속에  회한(?)의 느낌이 견딜 수 없도록 가득히 차오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뜨뜻한 아랫 목이나 나노매트에 몸을 누이고, 느긋하게 연말연시 가요대상이나 특집을 즐기던지, 이미 성년이 된 자식들의 효도를 받아야 할 연배인데, 내일 모레면, 아니, 이미 환갑이 되어버린  나이에 이 무슨 사서 고생인가?

 

걷기 시작한 지,  반나절이 지나자, 슬금슬금 아려오는 종아리, 발목, 장단지의 통증을 의식하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도로를  터벅터벅 걸으면서, 각자의 심중에 만감이 교차했을 것은 불문가지다.  짧기는 하였지만, 나름대로 여행후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내가 여기에 기록한 것은 우리들이 겪고, 교감한 많은 일, 많은 생각들중에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글재주 많은 멤버들이기 때문에, 이 글에 댓글을 달거나, 내글을 이어 따로 글들을 올릴 것이라 기대된다.

 

발단

 

'4대강 유역(?) 개발결과로 전국을 잇는 자전거도로의 완성!',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 귀가 아프게 들어 온 터였다. 서울에서 한강변을 지나고 팔당을 거쳐 남한강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길, 충주댐까지 여기까지는 한강변의 자전거도로이고, 여기서  문경새제를 지나 상주를 거쳐  낙동강변과 연결되고 이윽고  부산까지 이어진다는 자전거길. 그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소박무비한 감정의 발로가 참으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팔당역에서 출발, 첫날은 양평군 개군면까지,  둘쨋날 에는  개군면에서 여주군 이포보, 여주보를 거쳐 강천면의  강천보지(堡池) 부근에서  유하고, 세쨋날은 강천면에서 충주시까지'

 

달랑 인터넷 지도를 보고, 자전거도를 따라 걷기로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대충 매일 8~10시간씩 30여Km를  걸어야 하는 걷기 프로젝트, 여기에 동참할 사람, 이 프로젝트에  참여랄 사람을 구하니, 여섯명의 용감한 싸나이들이 나섰다. 홀애비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작년 이맘때쯤, 속초여행에 이어, 기획한 이번일로, 애꿎게 참여한 동기들의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기획안이 아름아름 알려지자, 종윤, 욱조가 먼저 두손을 뻔쩍 들었고, 영수, 민부, 흥재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참여를 선언하게 된다.

 

얼마나 로맨틱한 코스냐?  양평을 지나 여주를 거쳐 충주라, 누구나 몇번은 주변을 다녀온 경험이나 지나간 경험이 있을 터이다. 수량이 풍부하고, 주변 산수가 어울러지는 풍광에 누구나  '아름답다, 멋지다'고 느꼇을  감정이 아마도 잠재 의식속에 자리잡아, 이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을 터이다. 민부교수처럼, 종윤이처럼, 이어지는 강의나, 사업활동 땜에 참여하기를 잠시 머뭇거려 하기는 하였어도.

 

하지만,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무모한(?) 기획이였고, 무지한 참여(?)라는 것이 하루도 못되어 들통이 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무모하고 무지한 기획이 아니였다면, 아마도 엄두의 싹도 터지 않았을 터이다'라고 위안을 삼는다.

 

출발

 

'12월 31일 토요일 09시 40분까지 팔당역에 모이시오. 10시 출발합니다'

 

파란만장의 2011년, 해가 바뀐다고, 기업은 종무하고, 개개인들도 새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느라 바빠야 할 한 해의 마지막 날, 우리는 엉뚱하게 아침부터 부산히 서둘러 팔당역으로 모여 든 것이다.

 

왼쪽부터, 이영수, 이홍걸, 성욱조, 욱조 주인님, 이종윤,이민부, 이흥재, 옥충석

 

욱조, 민부와 나는 욱조의 주인께서 데려다 주셨고, 각자는 전철을 타고 시간맞추어 팔당역에 모인 시각이 10시정각,

 

험란한 여정을 예감이라도 한 것일까? 동기회 사무총장께서 일행을 환송하기 위해 예까지 왔고, 우리 동기의 달리기 기린아,  홍걸이는 여기서 일행이랑 같이 출발하여 충주까지 달려가고, 충주에서 버스를 타고 대구를 거쳐 , 포항 근무지로 출근을 한다고 출발선상에 나란히 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출근 길이였던 셈이다.

 

영하 6~7도의 날씨, 멀리 서울시내에서 예까지 환송나온, 종묵이,  같이 참여 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한다. 우리를 예까지 실어다 주신, 욱조 주인께서는 건장한 머슴의 건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두들,  앞으로 가는 여행길의 기대감에 들 떠서 인지,  강변에 몰아치는 칼바람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차겁고 매서운 바람이 살을 배어갈 듯 달겨드는  강변을 따라 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진 길을 드디어 호호탕탕, 기세 좋게 출발하게 된다

 

옛 철길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 자전거도로라 하지만, 그 옆길에는  어른과 아이가 두손을 맞잡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는 표시다.  이 추운, 년말, 년초에 자전거도로인들  자전거가 제대로 다니겠는가? 그러니, 홍걸이 포함 7인의 늙으신 아해들이,  자전거도로, 인도 가릴 것없이, 산보 가는 초등학생들처럼, 무질서하게, 한 시도 쉬지 않고 조잘거리며 길을 간다. 아무리 떠들어도, 누가 간섭할리 있겠는가, 아무리 잘 못 떠들어도 나무랄이 있겠는가, 그 때마다 매섭고 차거운 겨울의 강바람이 뽈다귀를 갈겨보지만, 아무도 자연의 경고를 들을려 하지 않는다.

 

 

4대강사업이 잘되었느니, 못되었느니,  문제가 뭔지, 전문가들이 따로 없다.  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묻고 답하고, 영락없는 4대강 평가단 모습니다.  특히나 주변의 지리와 곁드려 문화기행 모드로 민부교수의 해설이 내내 이어진다. 아직까지는 조그마한 체구에서 끊임없는 상승하는 기운을 주체하지 못한다. 때문에 이번 여행으로 민부교수 옆에서 보좌(?)를 아끼지 않은 욱조의 깨달음이 아마도 컸을 것이다.

 

이영수교수는 양평에 터를 잡고 산 경험을 겯드려 양평을 다 지나갈 때까지, 주변 지리해설이 끊임없이 이어갔다. 욱조, 종윤, 흥재 역시, 오랫동안  서울에 터를 잡고, 경달모다, 경산회다 참여도 열심히 하고 산 덕분인지, 이 지역에 관한 풍월을 읊는 데,  앞서거니 뒷서거니 뒤쳐지지 않는다. 이 때까지만 해도 흥재는 이 좋은 코스에 주인님을 모셔오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했다.

 

  

  팔당 수력발전

옛 철길을 이용한 자전거길 터널 앞에서

 자전거길 터널 내부. 오래된 철길을 시멘트 포장은 새로 했다

 

 민부교수의 설명에 지식(?)을 넓히는 학생들, 여행길 내내 민부교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한무리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나간다, 이즈음에 두바퀴 달린 자전거가 엄청 그리워 지기 시작한다.

 

에스키모(?) 복장을 한 4대강 자전거길 평가단 모습.

 

 

  

 양수리 부근 '북한강 철교'로  우회하여  난,  '남한강 자전거길,

 남북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산과 강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지세탓에 이 곳의 천기는 변화무쌍 거칠기 한량없다. 민부교수가 열씸히 지리를 제어한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천기조절은 내 담당이다.  그러니, 나는 이 군사들의 안녕과 건강을 위해 천기를 조절(?)하느라고  한시도 한눈을 팔지 못한다. 자칭타칭 프로젝트매니저이면서 주변풍광에 기본지식이 부족하니, 나는 천기조절에나 신경 쓸 수밖에.

 

홍걸이는 벌써 걷기모드에서 달리기 모드로 전환하여 멀리 앞서 나갔다.  홍걸이와 같이 걸을 때, 물어 봤다.

 

'어이 홍걸이, 이 정도 속도로 걸어면 시속 몇Km? 시속 4km는 될랑가? '

 

'이 정도면, 시속 5km다' 홍걸의 주저없는 대답이다.

 

이런 울트라 맨의 평가이니, 그것이 법이리라. 그러니, 우리는   다리 관절과 근육을 열씸히 움직여 시속5km의 속도로, 자전거길을 걷는 것이다. 아직은 여전히, 임담들이 강변의 칼바람 만큼이나 거세다, 웃고 떠들며 걷기를 세시간, 드디어, 점심 때가 되었다. 양수리 부근이다.

 

자전거 도로를 약간 벗어난  양수리 추어탕집, 여기는 과거 이영수교수의 관할 구역, 이교수가 적극 추천하는 양수리 추어탕집에 들렀다.  통추어탕과 가루추어탕을 시켜놓고, 대낮부터 대작이다. 몇 명되지도 않는 데, 막거리파, 소주파, 맥주파, 하이브릿드파다. 남은 길이 구만리인데, 겨우 걷기 세시간, 초입부터 술판이다.

 

'날씨도 추운데, 술기운으로 걷자'

 

아닌게 아니라, 매서운 바람을 뚫고 쉬지 않고 걸었더니, 배도 출출하고 술 고플수밖에, 술좀 마셔 보겠다는 명분이다. 그럴려고 떠나온 거 아인가? 멀쩡한 정신으로  고행수도길을  나설 동기(動機)가 따로 있을리 있겠는가?

 

양수리 추어탕집, 막걸리와 곁드린 추어탕맛이 액자에 휘갈겨 쓴 글대로 일품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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