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주가 내곁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by 靑野(청야) 2011. 1. 24.

 

      <무지 추운 요즈음, 무지 더웠던 지난 여름의

        절망적이고 암당하던 순간들 생각이 자주나는군요

        그 때에 기록해두었던 글입니다>


      .
      주께서
      내게서 멀어져 갔습니다.

      벌써 여러달 째,
      짧다면 짧은 세월이지만,

      그토록 좋아했던 주,
      주를 가까이 하지 못한 지
      내게는 무척이나 기나긴 세월,

      아아!
      나는 주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만,
      주께서 스스로 멀어져 갔습니다.

      아직은 같이 살아온 세월보다,
      앞으로 같이 살아갈 날들이
      더 많아야 할 인생들인데,

      내 열목숨과 바꾸어도 아깝지 않은
      나의 반쪽은!

      어찌하여,
      찜통의 더위속에서 좁은 공간에
      이토록 오래 누워만 있는가? 
      이토록 오래 신음하고 있는가?

      망망대해,시원한 바람소리, 물흐르는 소리, 파도소리
      풀벌레소리, 풀내음새...등 자연의 소리하며

      수영장에 가득찬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골목 어귀에서 고래고래 주정하는 사람들 소리,

      시장통의 왁자찌껄한 소리...등

      사람사는 소리들을
      상상하며, 그리워하는 것마저 
      네게는 무척 사치스럽고 부끄러울 뿐,

      생사기로의 절망속있는
      내 반쪽에게 기사회생의 기적의 조건으로
      내 목숨을 열번이라도 받치는 것이라면,
      기꺼이, 내 그리할 터인데...

      아아, 고통과 한숨으로 지새는 내 반쪽,
      어찌 내가 그 고통을 대신해주지 못한단 말인가?
      어떻게 살아온 날들인 데,
      살아온 날들 보다 더 많이, 더깊게
      사랑하고, 지켜주고,위해 주어야할 것을
      모든 것 마다하고 저렇게 누워 홀로 고통받고 있다니,

      나는 무엇을 할 수있는가
      나는 어찌해야 하는가?

      녹아내리는 아픈 가슴,
      아픈 가슴을 다시 쥐어짜는 고통의 순환속에서
      기약없는 세월을, 기약없이 흘러 보내다니
      ....

      주여,
      애타게 주를 찾지만
      주 없이는 이 순간을 주체하기 힘들지만,
      아무래도 내반쪽의 보살핌이 우선하다보니

      주께서
      내게서 멀어갔습니다.

      녹아내리는 이 가슴을 어루만져 줄 주,
      그토록 내가 좋아했던 주,

      그 주를 가까이하지 못하자,
      주는 내게서 멀여져 갔습니다.

      하지만,

      비록 주는 멀어져 갔어도
      내 어찌 주을 잊어리요?
      내 어찌 그 주를 잊어리요?

      남은 인생이
      지나온 세월보다 훨씬 짧아진 우리네 인생들

      그러니, 지나온 세월보다 더욱 더
      주를 사랑해야 마땅하지 싶은 데,
      현실은 정반대로,오히려 주가 멀어져 갔어니

      내 남은 인생의 삭막함을 우찌 달래야 하리오?

      아아! 주는 멀어져 갔습니다만,
      나는 주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나는 주를 잊지 아니하였습니다.

      주여, 내酒여

      2010년 8월 어느날,

'수상잡록 > 수상록.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smicl Mind?  (0) 2011.01.27
높이나는 새가 멀리본다  (0) 2011.01.25
멀잖아 두개의 태양, 타투인 재현?  (0) 2011.01.21
스그벌 너무춥네  (0) 2011.01.18
바이올린_선인장-영혼의 나무  (0) 2011.01.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