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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추야한월

by 靑野(청야) 2011. 1. 17.

-秋夜閒月-




나는

달빛이 중천에서 교교한,
늦은 가을밤을 좋아한다.

세상만물이
결실의 힘든 프로세스를 끝내고,
휴지하는 시간.

육신과 더불어
마음의 평화를 진작시키는
그런 조용한 시간들이
더 없이 좋다.

말라 비틀어진 나뭇잎사이로
교교한 달빛을 통해
세상을 보노라면,
청천백일하에서는
어지러이 드러나는 세상의 모습들도,
이때는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
침잠하게 된다.

이 때만이

조용히
정신과 육체가 합일되고,
우주와 합일될 수 있는
유일한 시간대이다.

아직은

두루두루
걸림이 많은 나이이기에,
고된 삶에 찌들다 돌아와

조용히 명상하는 이 시간대가 되면,

내공을 다스리기에 더 없이 좋은,
그런 가을밤을,
그런 가을밤의 분위기를
그리워하게 된다.

이 때만은

'秋夜'의
절대의 고요함속에,
교교한 기운을
소리없이 내품는
그런 '閒月'의 기운이
내 마음으로 스며들어

어느 틈엔가 나자신이
'閒月'을 닮아가는,

이윽고,

閒月'이 되어버리는

그런 때이다.


 
 
쇼팽의 야상곡 장영주 바이올린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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