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車籍을 변경하다 겪은 소회_씁쓸한 좆도입성

by 靑野(청야) 2010. 9. 14.


(씁쓸한 좆都입성)
 
내가 그리도 혐오(?)하던 좆도(都), 그 悔恨(?)의 좆도에 입성한지 보름이 거진 다 되가는 어느 날이었다.둥지를 튼 동네는 모모구 모모동,

모모구하면, 그 유명한 강남으로 입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강남구와 성남시 간에 끼여 있는 지역으로,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잠실체육관,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등이 즐비하니, 강남구에 버금가는 유명한 지역(?) 아니겠는가?   모모구 모모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였으니, 모모구가 좆도시 지역인이상, 나도 어였한(?) 좆도시민이 된 것이다.

'전입신고후 15일내에 차적변경을 안하면 벌금이 30만원입니다' 

전입신고하던 어느 날, 동사무소 여직원이 지나가는 길에 하던 말이 언듯 떠올라, 날짜를 꼽아보고는. 아차싶어, 차를 몰고 부랴부랴 모모구청으로 향했다. 차량번호판교체는 회사에서 하거나, 차량구입시 영업사원에게 구입조건으로 일괄처리를 주문해온 터라, 내게는 전혀 생소한 일처리다. 번호판을 교체하는데, 본인이 오지 않고, 대행을 맡긴다면, 위임장, 인감증명에다, 주민등록등본등 귀찮은 위임서류가 필요하기에 직접 부딪혀 본 것이다..

'스그벌, 이런 일은 동사무소에 맡기지 굳이 구청까지..."

투덜대며,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고불고불 늘여져 있는 여러 안내데스크를 지나며 물어물어 차량관리업무구역으로 찾아갔다.

"요 뒤에, 2번창구로 가세요'

친절하고 상냥한  안내 도우미 아지매의 목소리에 내심 만족해 하며, 주위를 들러 본다. 허나, 아무리 둘러봐도 2번 창구가 안보이기에

"저, 2번창구가 어딥니까? " 재차 물어볼 수밖에.

"요 뒤에요" 상냥한 목소리가 아니면 도우미 자리를 뺏길듯이 여전히 친절하고 상냥하다.

하지만, 내눈에 2번이고 뭐고 번호가 보이질 않는다. 이상타하며 휘휘둘러 보는데, 아항!, 책상위에 얹어둔 조그만 안내표지 아래 구석에 갓난애 손바닥보다 작은 사각형 백지위에 번호를 써둔게 게 전부다.

스그벌 넘들, 번호판이든지,  안내표지판이라도 머리 위 허허공간에 좀 큼직하게 달아두면 안되나?  첫 인상부터 잡치자,  특유의 심보가 발동한다.

"아지매, 안내표지판이나 번호판을  큼직하게 써서, 머리위에 달아두면 안되나요?"

"그러게 말이예요, 우리도 몇번이고 건의했는데, 조치가 안되네요. 우리도 팔이 아파죽겠어요" 손님에게 저기 하고 손을 들어 안내하느라고 귀찮아 죽겠다 그말이것제.

어찌하여, 번호판교체담당을 찾아, 차례가 되에 그 아제 앞으로 갔다. 본인여부, 주민등록증, 차량등록증등 몇가지 확인하고 기록하게 하더니, 그 공무원아제왈,

"은행가서 수수로 내고 오세요" 한다.

"예? 은행요? ...어딧어요?"

"아 바로 요 벽옆에 있습니다"

옆사무실로 가보니, 아닌게 아니라 수납전문 은행창구가 있다. 은행직원 머리위에 "공과금수납대행"식으로 큼직하게 안내표지판을 걸어놨다.

"바로 이거야, 저렇게 큼직하게 붙어두니, 대번에 알아 보잖아? 이 아제들은 지나가다 은행창구도 안 와보나? " 속으로 뇌까리며, 아까 번호판 찾다 헤맨기억을 떠올린다.

'어휴, 공무원들은 역시...."

수수료 납부 영수증을 가지고, 다시 그 담당공무원앞에 섰다. 또, 한참을 기다려, 차례가 되니 그 공무원왈,

'차가 지하에 있지요? 차를 몰고, 요리조리 여차저차 가면 '번호판교체소'가 있으니, 그리가서 구 번호판을 떼 오세요" 한다.

" 예?, 아 예! "  군말없이 차를 꺼내려 지하로 갈 수밖에. 차를 몰고 번호판교체소를 찾아가니 몇몇 아제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잽싸게 번호판을 떼어준다. 떼어준 번호판을 들고, 다시 아까그 2번창구 공무원아제한테 갔다. 이번에도 다른 손님일이 끝날 때를 기다려, 번호판을 갔다주니, 이번에는 그 아제왈,

"지하구내매점에가서, 번호판 뒤 지지대을 사오세요"한다 

"크, 이거 완죤히 똥개훈련받네" 속으로 은근히 불쾌감이 끓어 오른다.

꼬불꼬불 비상계단으로 해서, 지하로 내려가서 구석에 신문.잡화 판매대 비슷한 곳에가서

"여기 혹시 차량 번호판 파는 데가 어디세요?" 물어봤다. 설마하니, 이곳에서 번호판을 팔리야 있겠냐 싶어 넓은 지하공간 어딘가에 있을 그곳 찾아가기전에 물어봤더니 왠궐, 인사나 알은 체하는 것은 숫제 사치인양 일체의 군더더기는 생각하고, 지극히 사무적으로 때뜸,

"긴 것이에요 짧은 것이예요? 아니면, 긴 것하나, 짧은 것하나예요?  되물어 온다. 번호판 지지대를 여기서 파는구나. 찾는 번호판이 길 쭉한 것인지, 짧막한 것인지 물어오는 것이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지, 긴 것하나, 짧은 것 하나는 뭡니까?" 물어오는  아가씨의 느닺없는 퉁명스런,  대답아닌 질문에 그동안 쌓였던 똥개취급당한 기분이 스물거리며 기어올라와서 나도 퉁명스럽게 한마디 했다.

"한쪽은 긴 것, 다른 쪽은 짧은 차도 있거든요. 뒤에 다시 바뀌달라는소리 하지 마시고..."

'크... "  아뭇소리 못하고, 계산하고는 번호판 지지대를 들고, 다시 그 공무원 아제 앞으로 가서 또, 한참(?)을 기다려,

"번호판지지대 사왔어요"하니,

그제사, '번호판 끝자리가 홀수나 짝수를 선택하라'하여 표시한 서류를 들고,

"여차저차 창구로 가서  번호판을 찾아가세요" 한다. 

담당창구로 가서 번호판을 받아들고는  다시 차를 세워둔
번호판교체소로 가서,
마침내 번호판을 달고 나왔다.

차를 몰고나오는 데, 오늘의 일이 뭔가 찝찝하게 머리속에 맴돌아 되짚어 봤다. 오늘, 번호판교체를 하는데, 내가 걸어서, 또는 차로 찾아다닌 곳과 프로세스가 이렇다.
 
"지하주차장-사무실창구-은행-사무실창구-지하주차장-차량이동-번호판교체소-(번호판분리)-사무실창구-지하번호판지지대구매-사무실창구-번호판배부처-번호판교체소"

세상에...모모구청 왜 이럽니까?

번호판을 교체하는 작업만은 2분도 안걸리는 것같다. 헌데, 행정처리가 너무 조잡하다.아니,처리내용이야 법에 규정된 대로겠지만, 이를 풀어내는 프로세스, 이를 이용하는 과정이 너무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이 아닌가?  프로세스가 복잡하니, 각 프로세스마다 대기시간, 수차 지하층으로, 바캍으로, 사무실로 이동시간하며.....다람쥐체바퀴돌리듯, 아니 다람쥐취급시키니. 이거 너무 주민을 무시하고, 차주를 골탕먹이는 거 아닌가? 저들 편할려고?

우선 주차장입구에 큼직하게 '번호판 교체시에는 '번호판교체소로 가시오'라는 문구와 함께 안내표지판을 위치시킬 일이다.  그래야 지하주차장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들어줄 것이다.

다음에는 번호판교체소부근에 서류접수 및 one Stop 담당창구를 두고, 모든 수납, 서류확인 및 번호판지지대, 번호판의 교부업무를 담당하게 할 일이다. 아니면 적어도, 두세번이내의  프로세스로 줄여야 할 일이다. 그 기간동안 밀리는 차량이 없도록 일정주차공간을 확보하거나 아예 지하주차장 귀퉁이에 번호판교체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물론 그 공무원아제들, 절대 골탕먹는다고 생각이나 하겠는가? 그네들 사고로는, 車라는 것은 잘못 핸들링하면, 범죄자나 도피차량, 도난차량등에 악용될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하고 선량한 차량소유자들을 신변과 신분, 재산을 보호하는 불가피한 조처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전 같으면, 이렇게 접수부터 마지막 일처리까지 비록 뱅글뱅글 돌기는 하겠지만, 한곳에서 친절하게 안내까지 하면서 처리해주는 곳이 어딧어?, 그정도 서비스, 그 정도 프로세스면 되었지, 불평불만도 유분수지, 배부른 소리 하고 자빠졌네 " 하고 생각할지도. 아니면,

"누군 효율, 프로세스 몰라, 그렇게 안하나, 효율 따진다고 한큐에 해결해봐, 손님이야 편하고 좋겠지만, 거기에 발줄이 걸린 인원이 몇 명인데, 손님 좀 불편감수하면, 여러사람 먹고 살 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우리도 일거리도 나누고, 실업자 줄이자는 국가시책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심사숙고하여 운영하는 것인께. 너무, 삐딱하게만 보지 마소.

"허허 그라모 할 말이사 없네. 여러사람 일거리 만들어준다 하면.....내가 다람쥐가 한번 되지, 운동삼아 한바탕 체바퀴 돌았다 생각하지 뭐. 자주있는 거 아닌께."

무릇 일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데 가동율이라는 것이 있다. 한자로는 '稼動率'이라 쓰는데, 일본인들은 이를 '稼働率'이라고 한다고 한다. '動'은 단순이 움직이는 것을 뜻하고, '働'은 '人+ 動'  즉 사람이 일을 하는 동작, 다시말하면, 낭비적 동작을 가능한한 배제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작를 말한다는 것이다.

일설에, 이런 '働'의 개념, 아니, '働'이라는 한자어 자체를 한자조어능력이 뛰어난 일본인들이 만들었다하는 데, 나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어쨌듵 그네들이  '가동율'의 "동' 을 '動'이 아닌 '働'으로  쓰는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모모구의 번호판교체업무프로세스는 내 개념으로는 빵점에 가깝다. 

'우리사 앉은 자리에서 혀바닥과 손가락과 모가지 잠시 놀려 대면 일사천리 진행되는 데, 이만큼의 효율적인 일처리가 어딧어?' 하겠지만,

그네들 상전들이 선거때만 되면, 주인이라 떠받드는 이용주민들 입장에서는 시간이 돈이고, 바쁜 일상에,  어렵싸리 시간쪼개어 어쩔수 없이 가기는 가되, 똥개훈련받으러 간 기분이어서야 되겠는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정도 일처리에 이 정도 효율성문제가 있다면, 다른 구청업무는 어떠하겠는가?

겉으로 깨끗하고 정돈되고, 친절하고,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열씸히 한다해서 현명하고 지혜로운 일처리는 아니다. 겉모습은 번지르해도, 비효율로 더욱 바쁘고, 더욱 부지런해야 한다면, 이는 낭비적이고 소모적일을 만들어낼 뿐이다.

효율성이 고도로 고려되지 않으면, 지혜로운 일처리라 하지 못할 것이다. 지혜가 결여된 기업의 3正5行 역시 마찬가지 결과로 귀결된다.  효율성의 고려가  결여된 시스템은 쉽게 무너지고 때문에, 반복을 일삼게 된다. 성취와 진전없는 반복은 낭비일 뿐이다.

모모구청의 겉모습은 수도행정기관답게, 번드레하게 뵌다. 하지만, 깊숙히 들어가 보질 못하고, 오로지 접할 수 있는 것이 차량행정업무처리구역이지만, 

일자리 나누길 핑계로하는 차번호교환업무를 보면서, 모모구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행정업무가  차마 이렇지 않기를,  이런 정도가 아니길 감히(?) 바랄 뿐.

ㅎㅎㅎㅎ

 

'수상잡록 > 수상록.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야한월  (0) 2010.10.05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0) 2010.09.27
폭탄주  (0) 2010.08.07
아! 칭기스칸!  (0) 2010.07.31
'슬로우시티운동'유감  (0) 2010.07.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