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아, 할아버지가, 내년에는 시원한 그늘이 있는 파고라를 짓고 그늘 아래서 수영할 수 있게 해주께”
작년 여름, 당시 세살 먹은, 지금은 4살이 되어 더욱 영리해진 손녀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봄 부터 파고라 제작을 준비했다. 조립 수영 풀 장은 일찍이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받아둔 터이다. 작년의 약속을 기억할 리 없지만, 기억한다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 할배를 얼마나 우습게 보겠는가?
간단한 톱질, 못질 밖에 모르던 내가 홀로 파고라를 하나 맹그는 것에 도전한 것이다. 엄밀하게는 홀로가 아니다. 옆에서 우리 할매가 쫑알쫑알 거리기는 했지만, 거들어 주었으니 오로지 우리 노부부내외가 지었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할매는 작년 말에 어깨 수술을 해서, 조금의 힘쓰는 것도 전적으로 내 몫이다
“파고란가 뭔가 지을라카다가 사람잡겠다, 고마, **사장한테 시켜라’
할매가 몇 번이고 명령을 했지만,
‘아이다, 반드시 내 가 직접 지어 보이겠다. 파고라 하나 못짓는다믄, 무슨 촌 생활을 한다 하리?, 내가 지어보일 테니 할매는 젙에서 잡아주거나 보조역활이나 해라. 정신 헷갈린다. 건방(?)시럽게 간섭이나 잔소리는 하지말고… ‘
우리 할매 명령에 불복종하기를 몇 번, 여러 파고라 그림과 설계도를 인터넷에서 구하고, 우짜든지 내 혼자 지을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여, 마침내 기초를 하고 자재를 구매하여 파고라 짓기를 시작한 것이다. 그때가 2021년 5월초순의 일이다.
작년 여름이래로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파고라 검색을 해보는 데, 눈에 띄는 구조가 있어, 제작 시공자에게 전화를 하니 수천만원이라 한다. 서울 한남동 소재하는 제작사이니 그럴만도 하다. 수도권 인근에 고급 전원주택이 오죽 많는가?
그러니 내가 직접 그런 파고라를 설계해서 제작해보까? 목재나 금속재 4각튜브로 지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가미한 설계를 하였는데, 특허도 생각하고 했지만, 한 10년 젊었으면, ‘파고라 연구소’라도 세워 멋진 파고라를 맹글어보겠는 데…
도면으로까지는 아니라도 구상과 아이디어까지 마무리했다. 알루미늄 각관의 안쪽을 레일로 활용하고, 수평으로 누은 조각 마다 긴 봉과 봉끝에 롤러를 달아 알루미늄 각관의 레일에서 굴러가게 하며, 각관속에 숨긴 모터로 구동하여 닫쳤다 열렸다 하는 구조이다. 마치 수직 블라인더가 수평으로 작동하게 하는 데, 그 당기는 실을 모터로 구동시키는 일종의 수평 블라인더로 만들면 되겠다고 짐작한 것이다. 실제로는 표준화된 도면이 나에게 없기 때문에, 설계와 제작과 구동과 수정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리….
그러나, 장비라고는 톱밖에 없는 나에게 무리고, 아무래도 내가 평생 펜대 놀리는 일을 해온 터라, 쇠를 다루기가 힘드니, 그나마 다루기 쉬운 목재 파고라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 집이야 농가수준이니 그렇게 고급으로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해서, 후일로 기약하고, 우선 손녀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목재 파고라를 짓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일체의 경험자나 목수 등의 도움없이 혼자서 지어보기로 한 것이다.
파고라는 서양식의 정자로 대부분 외관이 육면체 모습이고, 간혹 중앙을 솟아오르게 해서 양쪽으로 경사가 지게 하는 것도 있다.
목재를 사러 갔더니, 코로나 때문에 자재값이 70%이상이나 올랐단다. 아뿔사 철재로 할 걸, 후회도 되지만, 내킨 김에 자재를 구매했다.
평생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내가 촌놈 출신이라는 경력밖에 없으면서 파고라 짓기에 도전한 것이지만, 내심, 내가 핸들링할 수 있는 기둥, 2.5m 높이로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서가래 택의 나무 길이를 고려하여 설계를 한 것이다.
머리속으로 구상하고 그림을 그려 요렇게 하면 되겠다 싶어 시행을 할려니 장애물이 한 두 곳이 아니다
기둥 여섯 곳을 세우기 위해 시멘트 기초를 하였는데, 기초들의 높낮이, 기울기, 평행도가 1~3mm이내 이면서 축의 돌아감(회전량)이 0도에 가깝게 해야 한다,
이른바 기하학적으로 표현한다면, 기둥이 기초와 결합 되었을 때, 그 기둥 하부의 중심 위치좌표 x, y, z와 기둥상부 중심 위치좌표 및 기둥의 회전량(현실적으로는 기울임)인 Rx, Ry, Rz 값이 정해지고 관리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기둥의 하부나 상부의 z값 부터 모든 기둥의 z값이 동일해야 하고, 기둥의 회전량인 Rx, Ry, Rz이 모두 0(아마도 1도이내) 가 되어야 한다,
x와 y값은 기둥간의 세로, 가로 폭을 결정하게 되는 데, 기둥간에 차이가 크면, 다른 재료를 덧대거나 이을 때, 스틸재일 경우에는 조립이 되지 않게 되고, 목재일 경우에는 비틀러지거나 튀어 나오거나 심하면 조립이 되지 않는다. 억지로 조립을 하여도 전체적인 형체가 이상하게 뒤틀리게 된다.
기둥의 높이는 2,350mm, 기둥간의 세로 폭은 2,700mm, 가로 폭은 3,100mm으로 하였으니 6개의 기둥을 여기에 맞게 세웠다. 줄자를 이용하고, 수준계를 이용하여 축의 기울임을 측정하여 1차로 아래 기초철물에 기둥을 조립할 때 반쯤 고정한다.
도구라야 수평.수직을 측정하는 것 밖에 없는 내로서 쌩고생을 해서 겨우겨우 마감을 했다.
앙카볼트 역할을 하도록 시멘트 기초 할 때 볼트머리 심어 기초블록을 만들고 이것을 적당히 땅을 파고 바닥에 돌들을 쌓아, 그 위에 얹어 높낮이 레벨과 거리등을 맞추어 대충 고정하고 여기에 시멘트를 부어 마감하면, 초보자가 쉽게 기초마감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40 X140 기둥의 길이를 재고, 고정할 기초철물에 세워 볼트를 할 구멍을 마킹해야 하는 데, 혼자 그 큰 나무를 핸들링하기에 벅차니, 마침 이때, 유봉박사와 김광호박사가 산내에 하루밤 지내려 왔기에, 거들어 달라해서 마무리 했다. 유박사, 김박사 오라해서 잡부(?)로 써 먹엇으니, 비싼 잡부(?) 공짜로 써먹은 택이다.
기둥은 140 X140 나무를 그림에서 보듯이 파고라 긴 쪽 방향으로 양쪽으로 38mm씩를 파내어야 하는 데, 이 작업을 위해, 핸드용 Cutter기를 사러 갔다. 김정은의 배다른 형제인 ‘김정남’ 을 꼭 빼 닮아서, 우리가 ‘김정남’ 이라 부르는 철물점에 가서 Cutter기를 사면서, Cutter 날을 설치하는 방법을 물어보니,
그 김정남이, “Cutter 기 다루어 봤어요?” 하기에 ‘아니오’라고 했더니. ‘”초보자에게는 Cutter 기 안 팝니다” 한다. 내가 자주 찾는 철물점이라 아는 사이인데. 위험하니 안판다 하며, 대신 목수 톱(?)을 사서 손으로 짜르라 한다. 커터기를 못 사서 섭섭하기는 하지만, 위험한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김정남’의 단호한 판매거절에, 돌아오면서, 오히려, “그 김정남이 개념있네!” 할매한테 씨부렸더니, 할매도 공감한다. 앞으로 “ 뭐 살 때, 정남이 집을 자주 들러자 카면서…”
때문에, 기둥 여섯개 총12곳를 짤라내고 끌로 다듬는데, 일요일 오후를 다 소모하고, 저녁때마다 한기둥씩 해서 총 4일, 전체시간은 약 하루 종일이 걸린 셈이다. 완전히 40~50년대 시골 우리 아버지하던 방식을 재현한 것이다.
다음은 시멘트에 솟아오른 볼트와 체결되어 기초를 잡아줄 철물 양쪽 면에 뚫린 구멍에 기둥을 관통한 구멍으로 볼트(길이 165mm)를 넣어서 반대쪽 철물 구멍으로 나오게 해야하는 데, 이것이 난제로 떠올라 몇날 며칠을 궁리를 했다.
물론 벤치드릴 같은 드릴링 기계로 레벨을 맟춘 후 마킹한 곳에 구멍을 뚫어버리면 쉽게 될 터이지만, 드릴링 기계가 가까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해 차일피일 어짜까 망설인 것이다. 회사로 싣고 와서 뚫으면 되지만, 사적인 일을 회사장비로 하기에 찜찜해서, 공장장한테 사용 좀 하자해서 좋다는 사인을 받아두고도 미적미적하고 세월아 네월아 하고 시간을 축내고 있었다. 여름이 다가오고 더위가 시작되니 속도를 내어야 하는데…
1990년대말 이전에 다니던 회사 초창기에 납품을 하던 회사의 당시 대리였던 직원이 지금은 어엿한 사장이 되어 있다는 소식을 지금 회사에 다니는 사람으로부터 알게 되었다. 둘이는 여태껏 친한 술친구란다. 그래서 여차저차 과거를 더듬다가 선이 다았다. 몇 번 전화하여 만나자 하고 못 만나고 여태 미루고 있던 생각이 난다.
그곳으로 전화를 해서 여차저차 하니 기계 좀 빌려주라 해서, 출근시에 나무기둥 6개를 싣고 가서, 우리 회사 사장보고, 오후에 나무기둥 구멍 뚫으려 퇴근하겠다 하니, 굳이 회사에서 뚫어라 한다. 자동화 설비업체이니, 좋은 기계가 있음을 안다만, 차마 내가 사적 부탁을 못하고 차라리 빨리 퇴근해서 이전의 알던 그 사장한테 가서 뚫고자 했는 데… 우리 사장이 그말을 듣고, 직접 나서서 가져온 물건을 기계 앞으로 대라 한다. 작업자를 붙여, 20여분만에 6기둥, 24구멍을 다 뚫었다.
前 주 공휴일에, 1기둥 4구멍을 뚫은 데 반나절이 걸린 것을 생각하니, 사나흘 고생할 것을 20여분만에 해치치운 것이다..
집에 기둥을 싣고 와서, 낑낑거리며 조립을 해보니 모두 6기둥, 기둥마다 4구멍, 총 24구멍 중 1구멍 빼고는 기똥차게 들어맞는다. 구멍을 기계로 뚫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구멍 하나는 내가 센터위치를 잘못 표시한 것일 게다. NC(Numerical Control)드릴기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마킹후 센터에 펀치를 해야하는 데, 이 때 미세하게 잘못 펀치한 것이다. 조금의 수정 후 마침내 6개둥을 직립시키는 작업준비는 끝난 것이다.
이리되면 파고라 설치의 반은 끝난 셈이다. 기둥을 세워 볼트를 삽입하되 너트를 곽 채우지 않고 느슨하게 해둔다. 마침 수직.수평계로 확인해보니, 기둥이 얹히는 기초철물바닥의 평면도와 수평이 생각보다 잘 놔와서 나무를 세워 두어도 수직으로 곳곳이 서 있다. 느슨하게 해두는 것은 여섯기둥과 상부 길이 방향지지보와 폭방향지지보를 연결하여 4각 얼개가 자리잡은 후 조임을 하여야 어느 한쪽으로 쏠려 조립이 안되거나 조립후 뜸이 많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이 폭 지지보는 상부에, 판매하는 폭이 1,100mm이지만, 겹치는 양을 고려하여 1,050mm기준으로 렉산을 얹어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지지보의 개수를 결정해야 한다. 파고라 개념도에서 보면 총 18개의 세로보가 필요하다. 12개의 보에 그림처럼 홈 4곳을 파야 하나 난이도는 어렵지 않으나 이것은 폭과,거리 깊이가 세로 보를 끼웠을 때, 가능한 틈이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기둥에 세로보가 얹혀지는 부위를 잘라내어야 하는 데, Cutter기를 초보자에게 안 판다하니, 손으로 톱질하여 잘라내다 보니 매끄럽지 못해 다소 엉성한 맞물림이 발생한다,
마침내 세로보 반을 올려 놓게 되었다. 다음날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다음 공휴일을 기약하며 이 정도로 끝낸 것이다.
이즈음 경주지역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 접종기간이 6/14(월)~6/19(토)이라 연락이 왔다. 토요일은 우리 짝지 생신이라 멀찌감치 월요일 맞자 해서 둘이 같은 날 백신을 맞았다. 휴유증 땜에 한쪽에 휴유증이 생기면 다른 짝찌가 보살펴야 되니께, 짝지들은 동시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서도, 뭐 어쩌랴? 싶어 맞았더니 맞자마자, 주사맞은 부위가 아리더니 둘이 똑 같은 증세를 보이는 바람에, 이틀내내 몸살 증세로 고생했다. 할매는 한번씩 한기가 든다고 한다. 삼일째, 둘다 주사맞은 부위를 빼고는 정상컨디션으로 돌아왔는 데, 회복패턴마저 똑같네. 아마도, 파고라 짓는다고 용을 써, 근육이 경직되어있는 데, 그 상태에서 주사를 맞았으니, 몸살증세가 심해진 아닌가? 개인적으로 유추해볼 뿐이다.
마침내 주말, 공휴를 틈타, 지붕에 렉산을 입히는 것을 남겨두고는 파고라를 완성하고, 년초에 사둔 수영 Pool을 설치해 봤다. 2m(가로) x 3m (세로)x 0.75m (높이) 의; 수영 Pool이다. 어른 십수명이 헤엄칠 수는 없어도 수십명이 너끈히 들어 앉을 공간이다.
언제 손주들이 와도 수영 Pool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었다. 높이가 좀 높아서 2~4살짜리 손주들이 들락거리기에는 어렵다. 어른이 같이 Pool에 들어가던지, 옆에 붙어 있어야 되리. 일단 작년 여름에 손주에게 한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아직은 지붕를 렉산으로 처리하고, 바닥을 화산석으로 까는 일이 남았다. 4살짜리 손주외에 올해 돌을 지난 손주도 생기고 년말이면 또 다른 손주가 생길 터이니, 지붕만 입히면, 몇 년은 손주 여름놀이 터로는 손색이 없겠다.
이제 바닥을 깔 차례다. 미리 화산석을 주문 해두었다. 20~40kg내외의 화산석을 차에서 내리는 일도 예삿일이 아니다. 지게차를 부르면 되겠으나 지게차라면, 몇 분도 안 걸릴 일로 부르기는 뭐하고, 싣고 오는 기사랑 같이 내리기로 하고 대충 50여개인 1팔렛을 발주를 준 것이다.
발주시 토요일에 맞추어 실어와 달라 했더니, 약속한 날짜에, 화산석이 도착했다. 젊은 기사와 보조를 맞추려니 힘께나 썼다. 내리는 것은 둘이서 하지만, 바닥에 갈면서 레고 맞추듯, 높낝이 수평을 보면 않맞을 때는 돌을 들어내어 이리저리 조정하는 것은 순전히 내 몫이다. 언제나 일 끝나면 뻐근한 허리가 문제라, 특히 무거운 화산석을 50여개나 들고, 내리고 반복하는 일이 마지막 난제로 남았다.
화산석을 까는 팁하나를 동네 경험자로부터 들어 두었다. 땅을 고르고, 기준이 되는 위치부터 화산석을 깔아나갔다. 수평계와 호미는 필수. 수평계는 하나의 화산석 자체 수평뿐만아니라, 옆과 앞뒤에 깐 화산석과의 수평도 봐야 한다. 수평이 앉맞을 때는 미리 기본으로 깔아둔 몰타르(시멘트와 모레가 50:50로 섞힌)의 높낮이를 조정하여 수평을 눈대중으로 맞추었다..
모두 부정형 화산석이기 때문에 , 화산석을 깐후, 틈새가 많은데, 이 틈새는 몰타르를 화산석보다 높이가 약간 낮게 채웠다. 그리고 주변바닥 경계선으로 물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주변 흙모래를 좀 높여 놓고 아주 천천히 호스의 물을 뿌렸다. 물살이 세면 몰타르 속 시멘트 가루가 물에 쓸려버릴 것이다. 한번에 물을 다 넣는 게 아니고 조금 넣고 1시간쯤 있다 또 넣고 세번을 반복하여 몰타르에 물이 다 스며들되, 몰타르 시멘가루가 쓸려 나가지 않도록 하였다. 그래도 물에 쓸린 부분이 나타나기 때문에 사전에 별도로 준비한 몰타르와 물을 이갠 시멘트 반죽으로 부분부분 채우면서 수평마무리를 하고 3일을 그대로 두었다.
마침 장마철이라 3일내 많은 비가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우선 비닐을 덮고 그위에 천막을 얹어 비가 직접유입되는 것을 막는 조치를 해두었다.
바닥은 화산석과 시멘트 바닥이니, 귀여운 손주녀석들이 미끌어지거나 넘어지면 안돠겠다 싶고,
수영풀을 놓더래도 바닥이 딱딱하면 안되겠다 싶어, 수영풀을 놓기전에 바닥에 매트를 주문해
서 깔앗다..
며칠 전에 주문한 지붕 렉산이 도착했다. 반투명 렉산 골판이다. 정식 명칭은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PC) 렉산골판이다 . 1,100mx1,800m 15장, 4장은 다른 용도로 쓸 것이고 11장이 파고라덮개로 쓸용도로 주문한 것이다
렉산을 얹힐 가로보를 애초에 18개를 구상했다. 그런데 렉산이 폭이 1100mm이니 겹치는 것을 고려하여 500mm간격이나 250mm간격으로 가로보를 해야한다. 애초 구상에는 이점이 고려 되지 않았다. 그래서 500mm간격으로 가로보를 얹어 렉산을 받치고, 세로보 5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세로보는 20mm로 앏지만 넓게 하여 세로보와 직각으로 되게 설치했다.
윗그림은 제일 위에 보이는 밤색이 골판 렉산이다. 그 바로 아래 앏은 나무가 가로보이고, 가로보에 수직이며 가로보를 세워 받치는 보가 세로보. 세로보의 홈에 끼여 기둥 양쪽 위어 얹여 져, 기둥에 조립되어 있는 보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할매는 ‘위험타, 사람쓰자’ 하는 것을 ‘아니다, 내가 직접한다’ 고 고집을 부렸다. 뒤에 손주들에게 할말이 있어야 될게 아닌가? 렉산은 방수피스로 고정한다. 볼트 머리밑에 패킹이 되어 있는 것이다. 마침내 지붕을 다 올려서 렉산 골판을 고정했다.
그러고 난 그날밤 비가 왔다. 방수피스를 조인 부분의 누수를 체크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보았더니 수백개의 피스 중 한두 곳의 피스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시간을 두고 수리를 해야할 부분이다. 한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다.
지붕보강을 뒤로 미루고 마침내 파고라가 완성되고, 손주들을 맞을 준비를 마친 것이다.. 지난 여름부터 계획한 일을 5월들어 슬슬 준비하다 7월중순에야 완성이 된 것이다. 지붕의 보(서가래에 해당)를 올릴 때, 앞집의 주인장이 봉사하겠다는 것도 사양하고 오로지 나와 우리 할매하고 둘이서 완성을 한 것이다.
그런데, 7월말, 제법 큰 비가 쏟아졌다. 작은 량의 비가 올 때는 피스를 박은 부위에 방수패드가 작거나 부적절하여 새는 줄로 착각하고 있었다 큰 비가 오니 중앙부의 시작에서 끝까지 비가 쏟아진다. 자세히 보니, 중앙에 골판이 겹쳐지고 그 아래, 위를 누르는 목판이 골판의 골 때문에 완전히 압착되지 않으니까, 이중의 아랫부위의 골판에 떨어지는 빗물이 끝으로 스며나와(이부분이 파고라의 중앙부분이다) 떨어진다.
그럴 것이다. 파고라 폭이 3.6m이기 때문에, 지붕을 평편하게 하고 중앙에서 완쪽 오른쪽에 각각 길이 1.8m 골판을 덮고 중앙에서 겹치도록 하고 그 틈새를 실리콘 처리를 하고 위에 나무판을 누르면서 고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가족들이 피서(?)오는 시일도 촉박하고, 내시간도 없어, 먼저 나무판으로 눌러 고정하고 뒤에, 짬을 내어, 아래 골판과 윗 골판이 겹치는 부위와 윗 골판과 나무사이를 실리콘처리를 할 요량이였다.
가족들이 다녀가는 동안, 비가 안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이곳으로 오자 하필 당일부터 소나기가 쏟아진다, 한번을 당하고는 화산석과 시멘트 작업부위를 덮던 폭1.5m 길이 5.4m 되는 그 비닐로 지붕 중앙부를 덮고 줄을 매어, 매일 소나기가 쏟아질 때 물이 새는 위기를 넘겼다.
주말마다 다른 일들이 생기니, 짬을 내기 힘들어, 밤 공사(?)로 무리하며 강행군 하였더니, 온몸의 근육이 몸살이 날듯이 뻐근하지만, 손주에게 약속을 지킨 할아버지로 기억될 수 있겠구나 싶어 다행이다.
“oo아, 할아버지가 수영Pool맹글어 준다고 약속한 거, 약속지켰다” 속으로 되뇌이며,
특히 거미줄이나 거미, 모기나 벌레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곧 들이닥칠 손주들의 안전을 위해 세심히 주변을 살폈다. 모기나 벌레를 보는 것만으로도 자지러지듯 두려워하는 둘째 아들이 대형모기장을 사서 보냈기에 설치를 했다. 바쁜 와중에서도, 뭐든지 설치는 온전히 내 몫이다.
일정들을 조율하여 모두들 휴가일정이 공통으로 잡히는 8월1일~8월3일 2박3일을 산내 집에서 보내기로 해서, 나도 휴가를 그때 잡았다.
<파고라에 대형모기장을 치고 수영풀 놀이에 바쁜 가족들>
2박삼일, 손주녀석들이 풀장에 살았다. 손주들 때문에,저거 애비, 에미도 번갈아 애들과 놀아준다고 풀장을 들락거렸다. 우리 노부부중 나는 물을 퍼올리고 온수와 연결하여 온도를 높여 애들이 놀기 좋게 조절하고, 우리 할매의 온갖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집사 역할이 소임이였고, 우리 할매는 때마다 때꺼리 조달과 손주들과 놀아주는 소임을 다한 것이다. 편히 쉬면서 시원찮은 허리도 달래고, 왜 우리라고, 시원한 풀에 몸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없었겠냐 만은…
마침내 마지막날, 아침에, 우리할매한테,
“ 손주들이 저래 좋아하니, 하루 더 놀고 자고 가라하자”
고 말을 꺼냈다가 우리할매 한테 심하게 옆구리를 꼬집었다.
“자식네들은 올 때는 반갑고, 갈 때는 더 반갑단다”고 하면서…. “
자식과 손주들이 왜 반갑고, 왜 귀엽지 않겠냐만은, 모처럼 찾아온 자식들과 손주들이라도 잘 먹여 볼려고, 나이든 육체를 쉬임없이 몇날 며칠을 꿈지럭 거리는 것이, 몸이나 마음이나 예사 중노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할매의 이런 심정에 동병상린 하면서, 하루 더 묵고 가라는 말도 못하고, 말을 해도, 지놈들도 이런 부모심정을 모를 리 없기에, 차마 하루 더 머물다 가겠다 말을 못할 것이다. 마침내 기다리던(?) 휴가 마지막 날 마지막 때가 다가왔다. ,
애들이 집으로 출발하기 직전, 내가 기발(?)한 어휘구사로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깜찍한 손주에게
“oo아 즐거웠어? ‘하고 물었더니
"네.” 하고는 뭐라 뭐라 더 쫑알거린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우리 할매가 한마디 했다.
“oo이가 즐거웠다니 할머니가 기쁘다’
그러자, oo왈
“할머니가 수영장 만들지도 않았으면서, 뭐가 기뻐요?”
‘끄응~~!!’,
oo이는 저거 아비, 에미가, “할아버지가 oo을 위해 수영장을 만들었다” 고 이야기 하는 것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랑 같이 만들었다 했으면, oo이가 할매보고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순간 우리 할매가 말문이 탁 막히는 눈치다. 하도 순간적인 oo이의 급습(?)이라 우리 할매가 어안이 벙벙, 무슨 변명도 못하다가, 한참 지나, 아들, 며느리 있는 데, 그 말을 했더니, 지나가다 할머니 말하는 것을 흘러 들은 oo이
“기뻐해도 되요”
라고 지나가는 투로 또 한마디 던졌단다. 그래, 우리 할매, 손녀녀석이 할매를 갖고 논다고 난리였다.
마침내 휴가온 녀석들의 차들이 떠나가 버렸다. 어쨋튼 2박3일을 지나서 아들내외, 손자들은 떠나갔고 다시 우리 노부부만 남았다,
떠나고 난, 뒷치닥꺼리 역시 우리 노부부 몫이다. 수영 풀의 물 무게가 7톤에 가깝다, 이 물을 빼야 하는 데, 한번 빼버리면 채우는 데 한나절이 걸린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니 자주 풀장에 몸을 담구는 일이 잦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채우는 일이 있더라도 조금씩 물을 갈며, 2박3일 신나게 놀고 간 풀의 물을 전면적으로 갈아야 한다. 아까운 물이다.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다. 그래서 물을 빼기 전에, 슬그머니 몸을 담궈본다. 시원하기 그지없다. 그 동안, 자식내외, 손주들을 위해 자제해왔던 터라, 더욱 시원한 것 같다.
공휴일이 다가오면, 지붕위로 올라가 중앙 겹치는 부위에 미뤄두었던 실리콘 처리를 할 것이다.,
올 봄과, 여름동안 유난히 집안 일이 많았다. 파고라와 수영풀장 설치 탓이다. 고생을 엄청나게 했지만, 고집으로 일궈낸 작은 일이다. 그 결과로 그 동안의 힘들었던 과정이 모두, 가족 특히 2~4살 손주들에게 정신없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제공한 보람으로 충분히 보상받은 기분이다. 다만, “할머니가 수영장 만들지도 않았으면서, 뭐가 기뻐요?” 라고 한 oo이의 말 때문에 할매가 씁쓸해하면서 ‘그 가시내…’운운 하며 투덜대더니, 이제는 oo이의 그 발언을 두고두고 곱씹으며 오히려 즐거워한다.
그럭저럭 또 한해의 여름은 무르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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