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youtube.com/watch?v=QtesXugVtX4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피면 같이 웃고 꽃이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뜨면 서로 웃고 별이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겨울이 한참 지나도
한동안 아침저녁으로
산골주변에서 서성이던 냉기가
이제는 못견디겠다는 듯
서서히 꼬리를 내려가고 있네.
봄같은
따스한 날만 있으면 좋을까?
촉촉하게 감겨드는
봄 바람만 불면 얼매나 좋을까?
꽃이 피고,
꽃이 지지 않는 세상이라면
언제나 좋을까?
엄동설한의 추위는
꽃몽우리가 맺히게 하는 담금질이려니
바람이 수시로 부는 것은
널리 꽃씨를 퍼뜨리고
화초의 줄기를 튼튼하게 함이려니
사시사철 세상이 꽃밭이라면
꽃의 귀함과 아름다움을 어찌 알겠는가?
사계절의 순환에 따라 꽃이 피고지니,
그계절에 단련된 마음은 계절이 지나감에 따라
항상 마음으로부터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쏟아지지만,
다가오는 계절에 맞이하게 될
또다른 꽃밭의 모습을 그리며
마음을 달랜다.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 목련, 벗꽂,수선화, 돌단풍이 피고지는중에,
어느듯
매발톱, 튜울립, 연산홍, 목단, 황매화, 난초, 하얀 조팝나무 꽃, 꽃잔디, 백리향등이
푸른 잎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초봄에 피는 꽃을 릴레이 하듯 이어 받아
봄철 내내,
지친 노구(老軀)를 꽃밭에 머물게 하네.
꽃들의 유혹이 괘씸하가는 하지만,
그 앙징스럽고 아름다운 유혹을
어찌 외면하겠는가?
엊그제 모진 바람과 봄비로
올해 유난히 추웠건만
5월 모란이 모색할 정도로
유난히 빨리 핀 모란꽃이,
벌써, 쓸쓸히 퇴장하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차마 그 모습을 담지 못한다.
하지만,
장미, 채송화 백합, 작약등 초여름 꽃이
무대 출연준비를 마쳐가고 있고,
금계국, 송엽국, (원평)소국같은 여러종류의 국화류나
코스모스, 물무궁화같은 가을 꽃이
무대뒤에서 열심히
무대를 빛내려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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