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 우리집 '물무궁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꽃모양이 무궁화꽃을을 닮아 '물무궁화'라 한다
물에서도 자라, 물에서 꽃을 피운다.
잎은 단풍잎을 닮았고
꽃은 무궁화꽃이나 접시꽃을 닮아
'단풍입촉규화(접시꽃)'이라 하기도 한단다
한번 심어 놓으면 매년 뿌리에 움이 트고
2~3M크기로 자라며 6월~9월에 꽃을 피운다
녹색줄기는 흰색꽃을 피우고
붉은 색이 감도는 줄기는 붉은 꽃을 피운다
그 작년 여름에 화원앞을 지나다
눈에 확 띄기에 한 그루 사다 심었다
'물에서도 자라고 뭍에서도 자란다
물이 풍부한 것을 좋아하니 물을 많이 자주 주라'
화원주인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열심히 물을 주었다.
하지만,
살때는 핀 꽃을 보고 아름다워 샀지만, 곧 떨어져 버리고...
그러다 보니 물주는 것도 시들하고,
관심도, 있는 둥 마는 둥, 존재도 잊은 듯
잎이지고 나서 잘라버린 덩치에서 뭔 싹이 돋겠냐 싶었는 데,
다음해 늦은 봄에 싹이 트고 자라 나서 꽃을 피었다.
싹은 나무의 백일홍이나 화초 백일홍 같이 늦게 돋는다.
잘못 이해하다가는 죽은 것으로 오해하기 싶다.
늦은 봄이 되어서도 싹이 돋지 않아 몇번인가,
내가 '죽은 놈 뿥잡고 뭐 만지는 것 아닌가'
긴가민가 기다려 주었더니.
기대를 배반하지 않고 마침내 늦은 봄에 싹을 틔웠다
하지만,
기껏 한송이 고고히 피우더니 꽃 떨어지고
이어서 가을이 오고 줄기는 다시 시들...
키우고자 하는 의지도 시들하여
올해는 물도 자주 주지않고
여느 꽃처럼 취급했는 데, 그래도,
올 여름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비가 많았던 탓일까?
가지마다 여러 송이 꽃몽우리가 맺히더니
한송이, 두송이씩 꽃을 피웠다가
꽃이 지고 나면 또 한송이 두송이...
릴레이 하듯 이어지더니
큰 태풍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늘 아침
다섯 송이가 동시에 꽃을 활짝 피었다.
어린애 얼굴을 덮을 정도로 큰, 붉은 꽃잎
하지만, 피자마자 곧스러져야할 운명이다.
매미 이상의 태풍이 다가온다는 소식 때문이다
작년에 탐스럽게 핀 백합을 보호한다고
바람막이로 보호하여 봤으나
아무리 탐스럽고 아깝다하여, 며칠을 더 연장한들
그 집착은 또 무어냐 싶어
'자연의 순리대로 내버려 두어라 '
마음의 느낌대로
피는 꽃은 피는 꽃대로
지는 꽃은 지는 꽃대로
지고난 뒷자리는 뒷자리대로 ...
마음을 다잡으며 조용히 지켜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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