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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잠이 많이 오는 데 아무도 재워주질 않네, 이~상하네'

by 靑野(청야) 2020. 8. 24.

<우리집 후문>

'고마 (업체에) 시켜라

나이 무 가꼬, 골뱅든다

알지도 못하면서 고집 부리지 말고'

 

우리 할매의 잔소리다.

 

시골에 지은 집 앞쪽과 옆으로 대문과 울타리를 내었다만

뒷쪽으로 횡하니 뚫려 있으니 뭔가 정리가 덜 된 느낌이다.

집을 지을 당시는 집지을 부분 땅을 2미터 넘게 높여 지어서,

뒷쪽은 낮아 걱정이 없었지만,

지금은 낮은 곳을 높여 평지가 집과 연이어 있으니

아무해도 뒷문이 있어야 싶어

그동안 듣고 본 것을 더듬어 문공사를 시작했다

작년 겨울초입에 기둥을 세워놓고

10개월 가까이 걸려 마무리 한 셈이다.

 

겨울에는 추워서 못하고

봄엔 봄맞이 화단가꾸기와 텃밭준비 땜에 못한다고 변명(?)은 댓지만,

사실은 공구부족으로 능률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싼(?) 공구들을 사려니 한번쓰고 안쓸공구 사서 뭐하나 싶기도 하고...

 

수직.수평기를 이용해서,

140x 140 mm 목재기둥을 수직으로 세워놓고

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기울어지 않도록

기초를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나무를 기둥으로 한 이유는

내가 직접할 수 있는 재질이고

연결볼트나 나무밑부분에 물이나 습기가 고여

나무가 썪거나, 연결 볼트들이 녹슬지 않도록 

기초와 연결부위를 콘크리트로 씌워버렸다.

 

문은 나무기둥바캍에 직접 않고,

내부 가로세로가 140x 140mm, 길이 400mm의

두께 6mm짜리 스틸 사각튜브를 끼워

직각으로 구멍을 관통시켜 고정하고

사각튜브의 문을 달곳에 미리 탭을 내어

문을 잡아주는 장석을 여기에 볼트로 체결한 것이다

 

문제는 6mm두께의 스틸에 난 구멍를 지나

140mm 두께의 나무를 관통하고

다시 반대쪽 스틸튜브에 미리 내둔 구멍을 관통해야 하는 데,

Long 드릴이 출발시 조금만 각도가 기울어져도

반대쪽 구멍으로 나오는 보장이 없는 터라

특별한 공구 없이 요걸 우찌 관통시키나? 카고 고민하다.

하지만, 간단한 드릴지그(공구안내구)를 맹글어 간단히 관통시켰다

사실은 이 때문에 봄날을 다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간은 흘러,

결국 37~8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에

땀을 비오듯 흘리며 작업을 마무리했다.

 

오랜 장마가 끝나고 마침 여럼 휴가가 시작이라

이런저런 일로 휴가를 후문 공사 마무리하는 데 다 보냈다.

 

'온열환자급증'

 

<정부에서보내는느 안내메세지>

정부에서 보낸 메세지를 흘러보며

휴가 끝나면 언제하랴? 싶어 작업에 열중하였다

하루에 꼬박 4번을 사워를 하며

보낸 한여름 야외 작업,

햇볕에 노출된 몸은 깜둥이가 다 되었다.

 

슬리퍼를 신고 며칠을 작업했더니,

발가락 앞부분마저  새까마게 타버렸다

그러니 팔뚝이나 목덜미는 오죽 하겠는가?

 

'어휴, 깜디 다 되었네?'

 

우리할매 푸념이 수차례 이어졌다.

 

'잠이 많이 오는 데 아무도 재워주질 않네, 이~상하네'

 

코로나땜에 저거 엄마.아빠와 휴가를

우리 집에서 보낸 만 세살이 안되는 손주녀석이

저녁을 먹다말고 졸면서 하는 소리,

 

그늘막 밑에서

고무 튜브에 미지근한 물을 넣고 놀던 녀석

낮에 엄청 놀았으니 잠이 올만 했다.

 

'내년에는  큰 풀장을 맹글어 주께, 할머니집애 자주 놀러와! '

 

귀여운 손녀에게 약속을 해버렸다.

어린 손주에게 풀장을 맹글어 놓겠다고 약속해버렸으니,

뙤악볕에서 뒷문을 마무리 하자마자

풀장 맹그는 데 도전해야 한다.

 

한겨울에는 춥고

주말만 수리 수 있는  일상에

봄이면 텃밭 일로 바빠질터이니...

 

이제, 공구다루는 법도 조금은 체득하였는지라

내년 여름에 필요한 것이라도

가을이 가기전에 파고라(Pagora)를 먼저 지어야 한다

나무와 4각 파이프를 적절히 이용하여 지을 생각이다.

 

 

 

 

<주차장과 풀장 구상>

아마도 너댓개월은 족히 걸리지 싶다.

 

대충 스케치 햐어

할매에게 여차저차 작업계획을 알렸더니,

기절 초풍을 한다.

 

'기둥 세우는 것은 그렇다치고 천정은?'

 

(할배가) 천정에 올라가 가로목을 조립하고

덮개를 입히는 작업을 한다고?

할배가 일하는 재미에 푹 빠졌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속으로 천정을 올릴 때는 아들들을  불러야지 하면서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실, 혼자 가로목을 올려 조립을 어찌 할 지,

지금부터 연구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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