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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삶이 사람마다 다른 데..

by 靑野(청야) 2020. 3. 9.


        飮酒 6, (삶이) 사람마다 다른 데..


        行止千萬端(행지천만단)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건만
        誰止非與是(수지비여시) 누가 그 옳고 그름을 밝히겠는가
        是非苟相形(시비구상형) 옳고 그름 마음대로 정하여 놓고
        雷同共與毁(뇌동공예훼) 부화뇌동 부축이고 또 헐뜯네
        三季多此事(삼계다차사) ,,周이후 더욱 더하니
        達士似不爾(달사사불이) 통달한 선비만이 그렇지 아니하네
        咄咄
        俗中愚(돌돌속중우) 가련한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아
        且當從黃綺(차당종황기) 나는 모두 버리고 산으로 가려네


        - 陶淵明  도연명 



        씨 노할배야,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건만

        누가 옳고 그름을 밝히겠는가?’ 해놓고

        ‘옳고 그름을 마음대로 정하여 놓고

        부하뇌동 부추기고 헐뜯다’ 라 하는 가?


        사람들이란 그런 것이다.

        그게 그들의 인생살이인 것을

        꼴리는 대로 정하고,

        꼴리는 대로 부하뇌동하고

        꼴리는 대로 부추기고 헐뜯는 것을

        그네들 인생살이에서 빼버리면

        그네들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


        그러니 어찌 죽음을 두려워하는 그네들이

        是非苟相形(시비구상형)
        雷同共與毁(뇌동공예훼) 하지 않겠는가?


        夏. 殷. 周나라 이후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동서고금의 어느 시대에나 세상이

        이전시대나 세상보다 그만큼 여유롭지 못하고

        각박하여져 가기 때문 아니겠는가?


        이 문명이,

        개인주의나 물질만능으로 치닫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서 그러려니,

        그것이 이 지구문명의 태생적 한계이니 어쩌겠는가?

        해마다 봄이면 밭을 갈아엎듯이

        다시 이 문명을 갈아 엎을 수는 없는 노릇,


        통달한 선비만이

        그렇지 아니하다지만,

        무엇을 통달함인가?


        공자왈맹자왈에 통달함인가?

        노자흉내에 통달함인가?


        그렇다면, 그 선비는

        밥은 먹고 살지 않나 보네

        통달이 밥 먹여주나?

        밥그릇 비어가면 세간을 팔아서라도

        자존심 지켜려 하고, 자부심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단방법 안가리고 돈이라도 긁어 모으는 것이

        세상모습이거늘  


        夏. 殷. 周나라 이후

        이천년이 지난 날에도 그랬고

        다시 천년이 지나고 만년이 지낸다해도

        그런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리?


        노할배가  

        오래전에 이를 탄식하였다면

        선비의 자부심과 자존심에 연연한 탓이리라


        그러니,

        가련이고 자시고

        굳이 세상사람들 어리석다 하리요?

        모두를 버리고 산으로 가려 하지만

        무에 그리 버릴 게 많을 것인 지?

        가을 바람 앞에 낙엽지듯

        그냥 조용히 가면 되는 것이지…


        아무래도 씨 노할배는
        시간의 벌판을 거슬러 여기로
        막걸리 한잔하러 와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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