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鐵馬를 버리고
과거 추억속의 그 시간보다 더 뜸한 대중교통시간에 맞추어
山外 바캍세상을 다녀올라 하면,
그 옛날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읍내 장이 서는 날이면, 새벽잠 설치며 준비하던 때가 생각난다.'
언젠가 '시간을 되돌려 살다' 라는 글을 홈피에 올린 적이 있다.
자가용 철마를 버린 사유를
당시에 시간을 되돌려 살기 위한 철없는(?) 행동으로 묘사했지만,
뭐 특별한 삶을 사는 이도 아니고 평범한 백수일 뿐인 내로서
이제야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4월1일,
딸아이 결혼식을 끝내고, 정확인 12일째,
울산에서 밀양가는 자동차전용도로 중간에
가지산 시립공원에 있는 석남사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길을 가다보면, 왼쪽으로 석남사와 건천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건천으로 가는 길로 조금 더 가다보면
다시 왼쪽으로 비구니 절로 유명한 운문사로 가는 길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건천으로 가는 길이 꼬불꼬불 이어진다
금요일이면, 산내집에서 앞서 소개한 길을 따라 부산에 있는 집으로 와야 한다.
기숙학교에 들어간 우리 꼬맹이,
금요일 오후면, 하교와 동시 기숙사를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월요일 아침 8시반경前에 등교.
고등학교 1학년이니, 앞으로 이렇게 등.하교를 3년동안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가덕도 외진 구석에 위치한 학교에서 부산 금정구 구서동까지,
자가용 철마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다닐려면
등교시에는 약 2시간 30분, 하교시에는 2시간 정도 걸리는 시간을 각오해야한다.
그날은 금요일이였다
산내는 벗꽃이 몽우리만 맺혀 있는 데,
산내를 벗어나서 문복산 고개를 넘어온 울산 지역은 벗꽃이 만발했다.
前 회사에 다니면서 신입사원부터 뽑아서 부장이 되도록 키워(?)온
옛부하직원이 찾아온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원래는 하루전 목요일 약속을 했는데 사정이 있어 하루 늦은 금요일 찾아 오겠단다.
'복순도가(福順都家)'
언양지역에 있는 유명한 탁주회사다.
'2011년 서울 핵안보정상회담시 건배주'로 알려졌다.
그 복순도가 탁주 1박스를 들고 그 직원이 찾아온 것이다
6병들이 1박스를 풀어 놓고 안주도 변변히 없이 3병을 작살내고
부산 금정구로 출발.
경주 산내 대현리에서 넘어오다
운문사 진입하는 입구.
거기에서 관할경찰서 소속 경찰한테 음주단속에 걸린 것이다.
'0.083' 면허정지에 해당되는 수치다
'까짓거 면허정지 한번 되지 뭐'.
4월 4일, 관할 경찰서 본소로 출두
자초지종 조사를 받는 중에
'하ㅡ 이거 골치 아프게 됐네'
조사관의 독백이다.
뭔소린가? 했더니, 청천벽력(?) 같은 설명이 이어진다.
'그동안 누적된 벌점이 있어 면허정지가 아니라 면허취소' 라는 것이다.
그런 일에 도사가 된 조사관, 40일 임시운전허가서를 발급하면서
"구제요청을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니
거주지 경찰청에 가서 구제요청을 하세요,"
순진무구한 이 몸은 그말 믿고
부랴부랴 거주지(송파)로 올라와서 경찰서로 와서 알아보니,
- 다시 '**지방경찰청'으로 가라 한다.
남대문 어딘가에 있다는 '**지방경찰청'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지방경찰청 민원실 아줌마(?)경찰
표정이 무표정하고, 딱딱하다.
그것도 벼슬이라 서민대하는 표정인지,
그짓거리 너무 신물나서 짜정난 표정인지...
'요거저거 준비 해와라' 할 때까지 눈치를 못채고 있던 나,
'조사관의 입에 발린 법적 읊조림'에 내가 농락당했구나.
그제사 느낌이 온다. 그방면에 참 둔한 나다.
나한테서 조서에 인정 사인을 빨리 받기 위한 미끼 아닐까?
평생을 '법없이 사는 사람' 이라 자부하고 다녔건만
어쩌다 '법때문에 못살사람'으로 졸지에 추락(?)한 것이다.
그렇다면,
첫번째 당한 농락이다.
조사관이 피조사자에게 읊어 주어야 하는 법적요건에
내가 너무 순진하게 반응했다는 생각이 들자,
그길로 행정사 사무소로 향했다.
"그것은 경찰내부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구제요청해도 10%도 구제안됩니다.
이 경우에는 정식 행정심판을 청구하면 가능성이 있겠는데요?"
행정사는 구제요청은 경찰내부프로세스이라
자신들의 결정을 스스로 뒤없는 꼴이므로
구제요청 받기 힘드니 정식재판을 통해 법원에
- 조사전후의 불충분, 경찰결정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선처를 바라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행정사 말 믿고, 즉시 착수금을 내고 정식 재판을 청구하여
졸지에 정식 '피고인' 신분으로 모월모일 울산지방법원에 출두한 것이다.
정식 재판청구와 재판일자에 맞춰 법정에 선다고
대중교통을 이용, 두번이나 법원을 찾았다.
<행정사가 준비하고, 요청한 자료들>
크흐, 아직도 순진하게,
피도 눈물도 없는 법앞에 호소할 생각을 하다니...
눈치코치 없이 행정사 말만 믿다가,
또다시 농락당한 것이다.
두번째 당한 농락이다
꼬맹이 등.하교시킬 일,
버스가 하루에 2번밖에 다니지 않는 산내에 출입할 일로
정신이 아득하고 혼미해 진 것인지?
원래 순진무구한(?)하거나
아니면, 아마도 어리석은 심성이라
조사관이나 행정사 말을 믿은 것인지?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세요"
며칠전에 시집간 딸연배쯤 되어 보이는 재판관의 말에
행정사가 일러준 모법답안(?) 을 찌꺼려 본들.
"모월모일 최종 판결이 있을 터이니 법정에 나와도 되고,
안나와도 괜찮습니다. 통보가 갈 것입니다"
대충 이런 논조의 젊을 판사의 냉정한 선언?, 선고?를 뒤로 하고 법정을 나서면서
자가용 鐵馬를 버릴 때가 되었음을 이제사, 그제사 직감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둔한 반응이다.
'팔일오 특별사면'
법정을 오가며 실랭이 치다, 최종 판결이 내린 때가 7월7일
이 때쯤, '팔일오 특별사면' 이야기가 신문지상에 등장한다.
흠~ 사면을 받을려면, 판결이 종결된 사안이라야 한다?는 나름대로 통빡을 굴리며,
선고판결은 7월7일이라 사면심사대상기간에 들어가는 것 같고,
혹시 모르니, 벌금마저 빨리 내뿌자 싶어,
'호구하나 물었다'
속으로 의기양양 하지 싶은 행정사의 간곡한 (?) '상고권유'도 뿌리치고,
거금 기백만원의 벌금을 쨉사게 냈다.
眞人事 待天命(진인사대천명)모드로 바짝 자세를 낮춘 것이다.
하지만,
그시기에 어찌 그리 음주운전 사고 가 많은 지,
슬슬 음주운전면허 정지나 취소는 사면 배제이야기가 나오더니
마침내 '팔일오사면 발표'가 신문지상에 떳다.
'면허정지/취소 구제, 단 음주 면허정지, 취소는 제외'
매년, 사면시 음주 운전.취소 사면이 있더니,
스그벌,우째 올해는 제외한단다.
음주로 인한 치명적인 사건.사고가 많다는 명분이다.
믿었던 국가에 당한 것이다.
세번째 당한 농락이다.
제기럴, 누굴 탓하랴?
(아마도 진즉에 '大賢民國<대현민국>' 새나라를 세워 독립하였다 설치다가
괘씸죄에 걸린 것일까?)
그후 그럭저럭 3개월이 넘었다.
면허정지였다면 회복될 기간이 다 지났겠지만
면허취소이니, 아직도 9개월을 무면허로 지내야 한다,
한동안 불편이 말할 수 없었다.
버스가 하루 2번밖에 다니지 않는 산내
산내 못지 않게 외진 가덕도에 꼬맹이 등하교 시키는 일,
어디 불현함이 그 뿐이랴?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 말로 표현하기 민망한 부지기수의 불편함...
하지만, 그동안 대중교통에 숙달되었다.
주로 다니는 동네가 부산, 경주,창원, 울산, 가덕,거제..
버스시간표를 카톡에 담아놓고, 시간맞추어 움직인다.
과거, 내 골리는 대로, 차를 몰고 들락거리는 행패는
어쩌는 수 없이 졸업이다.
버스터미날에서 기다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당연한 일이다.
아득한 과거에 밥먹듯이 해오든 일을
자가용족이 되고부터 잊고 살았던 것이다.
덕분(?)에 그걸 되돌리는 삶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무면허로 다닐 수는 있다.
교통법규만 잘 지키면 단속에 걸릴 확율도 낮다
많은 이들이 권하기도 하는 일이다.
차량번호를 바꾸거나, 조심해 운전하면 별일이야 있을라고!
10여년 동안 불심검문이 한두 번 밖에 없었는 데...
유혹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안할란다.
버스터미날에가서 시간알아보는 대신
카톡으로 미리 시간알아보고,
시간에 맞춰 움직이면 불편함이 없다.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은
자가용을 직접 몰고 가는 것에 비해 약 2배가 걸린다.
대신에 운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그렇게 편할 수 가 없다.
- 요새 버스운전체계는 너무 잘되어있다.
- 몇분후에 도착한다는 알림이나,
- 과거 어렴풋이 기억속에 남아 있는 도착시간 지연현상이 일체없다.
- 대부분 1~2분 이상 착오가 나지 않는다.
- 대단한 선진 시스템이지 싶다.
- 차를 타고서는 시원한 냉방속에서
졸기도 하고, 카톡을 뒤적거리기도 하고,
승용차에 비해 높은 버스좌석에서 내려다 보는 바깥 풍경이 새롭다.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부댓낌이다.
서민(?)들, 나이 지긋한 노년들, 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이 대중교통이다보니
터미널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버스안에서 시끌법적한 사람들에
한동안 어지럽던 머리도 이제는 오히려 즐겁게 받아드린다.
언제나 여행하는 기분!
세번을 농락당하고 난 뒤끝에 찾아온 행복(?)인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행복일까?
어쩌는 수 없이 받아드려여 된다면,
이왕받아드릴 바에는 즐겁게 받아드리자는
어거지 행복일까?
면허가 취소되고 한동한 엄청 고통이더니,
이제 그 덕(?)을 보고 있는 것이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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