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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세이.한시.기타자료/유익한 글모음

감산덕청의 노자도덕경

by 靑野(청야) 2014. 11. 4.

감산덕청(1546-1623)은 명나라 때 최고의 학승이자 선승이다.

그는 우선 선승이다. 그가 직접 쓴 지신의 행적을 보면 우선 그는 깨달은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돈오한 후에 평생한 공부의 양을 보면 또한 깜작 놀란다. 또한 이러한 글공부가 바탕이 되어 평생동안 남긴 그의 저서를 보면 더 놀란다. 그가 불교경전에 남긴 주석서를 보면 그의 해박함을 헤아릴 길이 없다.

그러니 명대 최고의 학승이라 불리우는 것이다. 그와 함께 그 시대에 쌍벽을 이룬 우익지욱도 학승으로 유명한데, 그도 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런데 우익이 배운 스승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감산덕쳥이다. 흔히 명대에 유명한 4명의 선승이 있다고 한다. 운서주굉, 자백진가, 감산덕청, 우익지욱. 이 가운데서도 감산덕청은 노장연구로 유명하다.

 

감산은 도덕경과 장자내편에 주석을 남겼다. 감산의 도덕경은 2천년 도덕경의 주석서 가운데 거의 유일한 선승의 주석이다. 불교적인 냄새가 나는 주석서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선승이 선사상의 입장에서 본격적으로 주석을 단 유일한 주석서가 바로 감산덕청의 이 책이다.

 

감산의 이 책의 원명은 "노자도덕경해" 이 주석서는 감산이 15년에 걸쳐 작업한 대작이다. 선사상적인 주석서라는 면말고, 천여종이나 되는 도덕경 주석 가운데 이 책은 아마 왕필이나하상공 같은 주석과 함께 10위 안에 들 것이다.

 

15년간 공을 들인만큼이나 주석이 탁월하다.

원문을 읽어 보면 이 주석은 평범한 학자가 그저 말장난이나 하는 그런 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감산은 정말 깨달은 사람이다. 그 선적인 깨달음을 가지고 도덕경에 주석을 남긴 것이다. 그는 노장철학과 선사상이 깨달음이나 사상면에서 일치한다는 점을 81장에 대한 주석을 통해 거의 완벽하게 규명해내었다.

왕필의 경우는 단점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천재로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각장에 단편적으로 주석을 짤막하게 달아놓았다. 그러나 완성도가 떨어진다. 한비자속의 노자주석글 말고는 왕필의 주석이 첫번재이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단점은 이해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한계는 분명히 긋고 이해해주어야 한다.

감산은 왕필보다 천년이상 지나서 나온 사람이다. 그러므로 비교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만큼 그의 주석은 완성도에 있어 탁월하다. 완성도가 있다는 것은 깨달음에 통일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의 주석은 정말 그의 선적 깨달음에서 나온 진리이다. 선과 노자를 자신의 깨달음 안에서 완벽하게 일치시켜 놓았다. 읽을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그는 체용론과 무심론을 기둥으로 하여 그 주석을 전개한다. 체용론은 원래 선사상에서 나온 것이고 선승들이 발전시킨 것인데 그 원조는 기신론이다. 그래서 선승들은 이 대승기신론을 중히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무심은 달마의 사상으로 선사상의 핵심이다. 이 두 키워드로 도덕경은 감산덕청의 작업으로 인해 깨달음의 바이불로 다시 태어난다.

 

그런데 이 주석서는 우리사회에 현재 번역이 되어 나와 있다. 3종. 하지만 이 3종의 번역은 불교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번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다. 나는 이러한 위대한 감산의 주석서를 형편없이 번역하여출판되어 나온 것을 안타감게 여겨왔다. 20년전에 나온 이 번역서들은 이제 새 번역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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