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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내 거시기

by 靑野(청야) 2013. 3. 25.
 
 
'회사이름이 뭐예요? "
 
(????)
 
'93빼기7은?"
 
(86)
 
"86빼기7은?"
 
(79)
 
"79빼기7은?"
.
.
 
'회사이름이 뭐냐'는 물음에, 한참을 머리를 굴려야 했던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라고, 유치원 초년생도 되기전 아동에게 물어도 쉽게 대답하지 싶은, 연속적인 빼기 물음에 내가 많이도 더듬거린 모양이다.
 
'왜 내가 그런 질문을 받아야 하나?' 의문이 떠올랐던 기억, '**홀딩스', 겨우 회사이름을 떠올려 답하고, 빼기물음에, 틀리기를 수차 반복한 후, 겨우 제대로 답했다는 안도감이 순간적으로 일었다고, 희미하게 기억속에 남아 있다.
 
나는 그게 꿈인줄 알았다. '내가 꿈을 꾸고 있구나, 내가 꿈을 깨고 있구나' 하고 알았다.
 
오래전에, 피곤이 극에 달하면, 간혹 꿈에서 그런 가위눌림 비슷한 경험을 한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것은 요 1주일 전에 벌어진 실제상황이였다.
 
강남 ****병원,
 
이 곳은 주로 내가 건강진단을 받아 오던 곳이다. 몇년 후면 60고개를 바라보던 2~3년전, 동 병원에서 건강진단과정중에,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선종(그대로 두면 대장암으로 발전한다는 혹)이 심하게(5개) 발견되고, 때문에 다음해 재검 처방. 하지만 이때, 재검사에서도 선종이 발견(1개)되니, 혹시 검사 미진을 염려하여, 다시 재검... 올해 3년째 연속 대장내시경 처방이 내려졌다.
 
"저녁 6시. 8시, 10시 2시간 간격으로 물1리터와 드시고...., 마지막에 이 기포제거제도 드세요.....검사 4시간 전부터 소변도 하지 말고...."
 
철저히 사전에 준비하여, 검사에 임하라는 간호사의 지시다.
 
지시대로 , 저녁6시, 8시 약을 물에 타 마시고, 저녁9시가 넘어서자 통상처럼 기별이 온다. 10시경에 마지막으로 약을 풀어 들고 물을 여러번 나눠 마셨다. 기포제거제도 동시에 들이키고....
 
조금 있자, 속에서 본격적으로 난리가 났다. 화장실을 수 번 들락거린 끝에,  건더기(?)는 배설이 완료되었는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누런 물만이 나온다. 그 누런 정도로 시간이 흘러갈 수록 점점 맑아진다. 완벽하게 대장이 비워지고 있는 것이다. 밤12시경, 편한 속을 느끼며, 잠자리에 들었다. 여기까지가 3월18일로 막 넘어온 자정 직후 기억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찬 기운과 함께, 내가 '119구급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실려 들어간다는 것을 느꼈다. 구급요원의 노력인지, 아니면, 찬기운이 내 의식을 어렴풋이 깨운 모양이다. 그 이후로, 간호사, 의사들이, 상기에 소개한 희미한 의식확인 움직임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뭐가 뭔지 오리무중, 한참 지나 겨우 느낀 것이지만, 세상에! 내가 대장내시경 약을 마시고 졸도를 한 모양?
 
뒤에 확인한 바로는, 새벽 3~4시경, 소파에 털석하는 소리에 딸 애가 나와보니, 입에서는 피를 흘리며, 내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래서 119를 불러, 가까운 일원동 삼성종합병원으로 옮긴 것이다. 얼마나 딸애가 놀랬을까? 더구나 입안사정을 모르는데, 입에서 피를 흘리며, 의식이 불명해진 내 모습이라니, 내가 그 모습을 보아도 당황하고 기겁을 했을 터였다.
 
"탈수, 경련으로 혀가 씹혀 찢어지고, 근육이 파괴되어 (핏속에)효소가 넘쳐 납니다. 그래서, 이대로 두면, 콩팥이 망가지기 때문에, 강제로 걸러 내야 합니다"
 
내가 의식이 돌아오자, 주치의가 내게 한 설명이다.
 
그로부터, 이틀동안, 응급실에서 전해액 주사만 맞았다. 아닌게 아니라, 당시에는 오줌색이 붉은 주황색에 가까웠다. 그리고, 무릎위부터 귀밑까지 어느 한 군데고 안 아픈 곳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아픈 줄을 모르는데, 움직이기만 하면 주변근육에 통증이 예사가 아니다. 손끝으로 눌러면 기겁을 할 정도로 아프다. 다리를 들어 올릴 수도 없다. 아프기도 하려니와 힘을 쓸 수 가 없는 것이다.
 
찢어진 혀에서는 계속 피는 흐르고, 탈수증세로 입술과 갈라진 혀가, 바짝 말라, 어쩔 수 없어 물을 들이키면, 쓰리고 따갑고, 물이라도 넘길 때면 목으로 넘어가는 언저리 고통이 말이 아니다. 당연히 음식도 씹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삼킬 수 도 없다.
 
그러고 보니, 내시경검사 사전준비로 거진 굶은 하루, 검사준비약 복용으로 그마저도 텅텅 비운 속, 찢어진 혀 때문에 물도 제대로 삼키기 어려운 그 다음 하루, 이틀을 굶고 나니, 아픈 것보다 배고파서라도 정신이 몽롱하다.
 
며칠후 부산으로 같이 가기로 한 약속 땜에, 워커스 성단장에게 '여차저차해서 못가겠다'고 알렸다. 그 정신에, 약속을 못지키게 되었다는 미안함만은 더욱 뚜렷하다.  그러나, 그 덕분(?)에 성단장내외께서 문병을 오면서 사온 '스시 도시락', 얼매나 배가 고팠는지, '아파 죽으나 굶어 죽어나 ' 하는 심정으로 다 헤진 혀를 놀려 도시락을 다 비웠다.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지!(다시 한번 두분께 감사한다)
 
그 후로는 지금까지 '죽'으로 살고 있다. 병원에 '죽'을 주문하여 내내 죽으로 살고, 퇴원해서는 지금껏, '본죽' 신세를 지고 있다.  며칠은 더 죽으로 살아야 할 것 같다. 덕분에 온 몸에 기운이 없지만, 속은 편하다. 
 
응급실에서 이틀을 보내고, 입원실로 올라온, 3일째, 의사가 문진을 왔다.
 
"혈액 오염 수치가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으니,.....어짜저차 해야겠다"
 
아마도 몸에 장치를 하기 위해, 동의를 구하기 위한 설명이지 싶은데, 낸들 평생 그런 경험없어, 그게 뭔지도 모르고, 또, 안다한들 환자주제에 주치의 말씀에 고개를 끄떡거려,  동의할 수밖에.
 
"선생님 안 아파요?" 동의를 하고서도 은근히 겁(?)이나서 설치하려온 선생에게 물었더니,
 
"조금, 아파요" 아마도 인턴 선생이니 싶은 새파란 젊은 분이 태연히 대답한다.
 
(아차, 큰일났다. 오래전에, 정관수술시에도 이런 류형의 무심한 대답듣고, 정말 조금 아픈 줄 알고 태연히 있다가 불꼬챙이에 거시기 생살이 찔리는 아품을 겪은 경험이 순간적으로 되살아난다)
 
흐흐, 거시기에 파이프를 박는다니?
 
<피를 걸러내고 있는 모습, 일주일을 꼬박 이렇게 지냈다>
 
'혈관에 전해액 주입-혈관(피)순환-신장에서 필터링-방광저장-거시기통과-파이프통과-배출-외부 오줌통'
 
이는 강제로 피에 녹아 있는 이른바 유해물질 필터링프로세스다. 외부 오줌통이 찰 시간이 될라하면, 간호보조사(?)가 나타나서 오줌통을 비운다. 내 기록을 지켜보니 시간당 약 300cc정도는 되나보다.
 
한동안 내 몸과 외부장치가 기구적으로 연결되어 이처럼 번거로운 프로세스가 작동되어야 할 터이다.
 
세상에, 거시기는 박는 물건인 줄만 알았지, 이렇게 거시기가 박히기도 할 줄이야!
 
우쨋튼, 얼떨결에,거시기에 파이프가 박혔다. 그러고는, 퇴원때까지, 밤낮없이 그러니까 5일 동안을 파이프를 박은 거시기와 전해액 거치대 일체를 내 몸과 같이 달고 다니며 지낸 것이다.

<파이프가 박혀 있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내 거시기>
 
거시기 내부로 깊이 박히는 무엇인가 때문에 5일동안 뒤뚱거리며, 부자연스럽게 보내다, 3월24일 일요일, 장치를 제거하고, 퇴원을 했다. 돌이켜보니, 3월18일 새벽에 응급실로 의식없이 실려 들어가서, 일주일만에 제발로 걸어 나온 것이다.
 
처음에, 응급실을 통해 배정된 부서가 '신경과'였고, 근육이 파괴되 생긴 물질제거에는 '신장내과'가 협진을 했다. 그동안, MRI, CT, 뇌파검사 그리고 몸상태 점검차 수차례 혈압 및 혈액검사가 시행되었다. 하지만, 혈액에 근육이 깨어진(?) 효소가 가득한 것 외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한다.
 
"혈관이 참 좋네요!" 혈액검사를 한다고 바늘을 수차 찔러대던 간호사, 미안(?)한 지 내혈관이 찔러대기 좋다는 타령이다.
 
내가 제일 고통스러운 것은 혀인데도. 어느 누구도 씹혀서 찢어진 혀에는 신경도 안쓴다.
또, 앉을 때마다 거시기에 박힌 파이프가 뿌리를 건드리는 것인지, 시큰거리는 거시기에 자지러질듯한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간호사가 잘못 줄을 건드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이고 아파라'
 
그러나 대놓고 거시기 아프다 못한다. 하지만, 어디가 아픈지 말안해도,  산전수전 겪은 간호사, 나의 움쭐거림에, 거시기가 시큰거린다는 것은 안다. 나도 그녀가 (거시기 아프세요) 묻지는 앉지만, 그걸 묻고 있다는 것을 안다. 빙그레한 그녀의 미소가 그걸 말해준다.
 
우쨋거나, 대장내시경 검사준비 때문에 생겨난 해프닝 치고는 生死(?)의 고비를 넘나던, 엄청난 고통을 당한 것이다. 하고 많은 사람들중에, 바로 내가 그 당한 주인공이 되었던 것이다. 궁금하다! 내게 왜 그런 증세가 왔을 까?
 
이 일은 내게 노이로제 증세로 다가온다. 대장내시경 검사하기가 두려워진 것이다. 이왕지사 世稱 최고일류의 병원에 적을 두게 되었으니, 이때 어런저런 검사 다해보자. 해서 입원중에 하기도 하고, 다시 일자를 잡아 일체의 검사를  하기로 하였지만, 대장내시경 날짜는 다시 잡지 못했다. 도대체, 왜 내게 그런 증세가 왔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 데, 내 어찌 또 무모하게(?) 그 검사를 속행하랴?
 
공교롭게도 내게 사고가 난 그 다음날, 방송에, 신문에,
 
'설사약을 대장내시경 검사준비약으로 복용시켜 경(驚)끼를 일으켰다' 고 대서특필했다.
 
내한테 회사 높으신 분이 문병오시다 들으셨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회사에서도 모두 그렇게 알고 있다. 내가 그 희생양이 되었다고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신문.방송에서 말한 그 설사약은 이번에 내가 복용한 약이 아닌 것 같다. 내가 복용한 약은 대장내시경 전용의 약이 맞다는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가지기도 전에, 우리 딸이 이미 면밀히 조사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왜?
 
내가 그 주 월요일 부터 목요일까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공장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금요일, 토요일 연이은 술자석, 그리고, 일요일 저녁6시부터 내시경 검사준비약 복용하였으니, 피곤한 육체적 상태가 원인일 수 있을 까? 그렇다면, 복용시 주의사항으로 언급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복용방법에 다소 의문이 있기는 하다.
 
'전날 오전 8시경에 1회 복용, 6~8시간 걍과 후에 또 1회복용...' 이는 복용약 표지에 적혀있는 복용법이다.
 
헌데,
 
'전날 점심때 죽을 먹고, 저녁6시경, 8시경, 10시경에 각 1포씩, 각 1리터 물과 함께 드신후 마지막에 기포제거제 1포.....' 이것은 간호사가 기록해준 복용지침이다.
 
차이가 난다면, 봉지에 적인 복용방법과 간호사의 복용지침이 다른 것이다. 나는 당연히 간호사 복용지침대로 충실히 따랐을 뿐이다.
 
하지만, 그 약 자체도 일부 부작용이 경고되기는 했다한다. 내가 그 케이스에 걸린 것일까?. 평소에 촌놈의 신체로 이런 특이반응에 둔감하다고 다소 과신하며 함부로 몸을 다룬데 대한 내몸의 경고일까?
 
며칠 후면, 딸애가 취소시킨 검사비용 정산하러 강남****병원을 다시, 가야한다.
 
▶왜 내개 그런 탈수와 경련이 왔는지!,
복용법은 왜 봉투에 기록된 것과 다른지!,
복용전, 신체상태의 영향이 있을 수 있는 지?
대장내시경을 끝마치려면, 다음프로세스는 무엇을 우찌 밟아야 하는 지!
 
 
그 때 물어 볼 참이다. '앞으로, 나뿐만아니라, 혹시 나외의 사람들도, 나같은 경우를 절대로 당하지 않아야 겠기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도, 나름대로  꼭 확인을 하고 넘어 가고 싶은 요량'인 것이다.(확인이 되면 상세내역을 다시 올릴 것이다)
 
(모두들 대장 내시경 검사하소, 그러나 내 경우처럼 사전에 몸을 혹사하지 말고, 편안히 한연후에 검사에 임하소)
 
 
구정전날 눈길에 미끄러져 며칠을 꼼짝없이 지내더니, 봄으로 접어들자말자 뭔 이런 변고로 죽을 고생을 하다니,,,,
 
제기럴, 내 비록 말로, 글로 '산을 물로 보지마라','물을 물로 보지마라' 해왔다지만, 내마음 속으론, 산을 물로 보고, 물을 물로 본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차제에 증말로 '물처럼 한없이 낮아져야겠다는 생각뿐'이지만 아려오는 혀뿌리가 참을 만하게 되면 이놈의 성질머리 또 어찌 변할지!
 
하이고,
 
그동안 덕분에, 너무 싱겁게 먹었다.
 
이제, 짭짤한 안주 곁드려,
 
증말, 술한잔이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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