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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여행견문록

해파랑길을 걷다_2012년말 여행기2

by 靑野(청야) 2013. 1. 3.
<12월29일>

 

숙소인 동해그랜드호텔은 구 망상호텔로 부지런한 친구들은 호텔에 딸린 온천탕에서 몸을 풀고, 나처럼 게으른 친구들은 대충 세수만 떼우고, 07시 30분경, 아침을 해결하러 나섰다. 밤에 본 호텔이 아침에 다시 보니,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 아침에 본 동해그랜드 호텔

 

호텔 바로 앞에는 길을 건너 망항해수욕장이 더넓게 펼쳐져 있는데, 호텔과 망상해수욕장은 찻길을 가로 지르지 않고 거창한 육교로 연결하고 있다.
 

 

● 망상해수욕장

 

망상(望祥) 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2㎞에 이르며, 수심이 0.5∼1m로 완만하여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적당한 곳이라 한다.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백사장과 푸른 물, 은빛 파도, 울창한 삼림과 맑은 공기는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거봉인 정철(鄭澈)이 이곳에서 강도(講道)를 열었다하니, 옛부터 유명한 곳이였나보다.
망상해변의 해수욕장은 모래도 풍부한 것이, 내눈에 해운대의 수배가 되어 보이는데, 실제 비교하면 어떨지! 그 광활한 해수욕장에, 우리와 간혹 주변 군부대에서 훈련을 나옴직한 몇몇군인들의 총든 거동외는 인적이 없다. 겨울이라 그런가? 그 너른 해수욕장에 혼자 떡 버티고 날 보고 한 컷 해달라는 홍걸.
 

 

● 다시 찾은 해림식당

 

아침은 어제 저녁을 먹은 해림식당으로 정했다. 음식점 주인은 주문도 하기 전에 이미 황태국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 메뉴확인차 물어본 것인데, 그것을 주문으로 착각했나? 착각을 빌미로 주문을 강제하는 것인가? 어쩌겠나 쥔 아지매가 미리 정한 황태국, 모두가 묵묵히 받아드리는 수밖에.
'아지매, 막걸리나 몇병 갔다주소!'
오늘 종일 걸을려면, 막걸리힘이라도 빌려야제. 아직은 먼 길의 고통이 예견되기도 전이다. 모두들 열심히 식사를 들고, 막걸리도 거나하게 마셨다. 어제 열차속, 이곳 해림식당에서 저녁, 부근 노래방 그리고 29일 아침이니 이틀도 안되 4번째 술판이다.
 

 

● 해파랑길
 

 

해파랑길은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보면서 너와 내가 함께 걷는 길' 이란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총길이 688km, 1,800길을 뜻한다. 해파랑길은 국내 최장거리 탐방로로 문화부(지금의 문화관광부)는 2014년까지 170억원을 투입하여 친환경적이면서 이야기가 있는 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파랑길2009. 11월부터 2010. 7월까지 10여명의 연구진과 걷기전문가, 도보여행관련단체관계자, 소설가, 시인, 여행작가, 역사학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여 일구어낸 결실이라 한다.

 

문화부는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 까지를 잇는데 거치지 않고 분단된 현실을 넘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대륙으로 뻗어가는 세계적인 스토리텔링 로드로 만들고 국제적인해안 도보여행 명소, 동해안 지역의 관광발전의 축으로 키워간다는 비전도 밝혔다고 한다.

 

또, 해파랑길을 세계적인 스토리텔링로드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포구와 바닷가 마을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야기 공모전 및 스토리텔링 자문단 구성 등을 통해 동해안의 유무형의 유산과, 정철, 수로부인, 처용, 박제상, 신라화랑 등 역사인물을 위로 불러낸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해파랑길을 걷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해파랑길 걷기' 였다. 해파랑길 전 구간은 당연히 걸을 수 없는 것이고, 전 구간의 일부에 해당하는 '동해에서 삼척까지' 로 이번 여행의 목표로 삼은 것이다. 헌데 이것이 문제였다. '동해의 어디부터 삼척의 어디까지'로 분명이 해야 할 것을, 애매하게 '동해에서 삼척까지 6.8km' 이라 했으니, 6.8km의 근거도 불명확한데, 아무도 이런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교통편과 숙소이외는 닥치는 대로 대응하다는 여행의 특징인 불명확성에 토를 달지 않는다. 왕복으로 13.6km인줄 알고 참가한 동기들이 졸지에, 40km를 걷고, 고생을 바가지로 한 발단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물론, 앞의 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첫날 숙소가 예상을 벗어나 북쪽에 위치하나는 것을 알았지만,당시에는 체력이 펄펄(?)한데다가 온화한 기온에, 겨울의 망상 해변의 황홀한 풍경에 취해, 그 사실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것이다. 모두들 해파랑길 걸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해파랑길이란 용어도 모두 생소했다. 지나고 보니 우리가 걸을 지점을 정확하게는 망상해변 '동해그랜드호텔앞에서 38번국도와 7번국도 교차지점에 있는 삼척팰리스 호텔까지' 로 했어야 했던 것이다.
 

 

● 출발 21분경과

 

이제 막 출발해서 그런지, 보무도 당당하다. 망상해수욕장 끝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길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거침없이 돌파해 나갔다.
 

 

● 출발 48분경과

 

 

묵호항으로 가는 해변의 풍경과 파도소리가 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파도치는 해변이 하도 싱그러워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다가, 남들과 뒤쳐저.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한참을 달려야 했다.
 

 

● 출발 54분경과

 

파도가 몰아치는 해변가 바위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들. 날씨는 온화하고 바람한 점 없는데, 파도는 제법 거세다.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바다의 기운이 절절히 내몸으로 전이되는 느낌이다.
 

 

● 출발 1시간6분 경과

 

 

● 출발 1시간26분 경과

 

서울 남대문에서 정동방향으로 오면 이곳해변을 지난다고 한다. 즉 이곳에서 서쪽으로 계속가면 남대문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 표지석.
 

 

● 출발 2시간 경과

 

출발 2시간이 지나서야 묵호항구 입구를 통과했다. 동해시에 편입된 묵호항, 예날 책에서 자주등장하던 그 묵호항이 지네는 작은 도시 동해시의 일부지명으로 전락했다
● 출발 2시간10분 경과

 

역 대합실 부근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행들. 아직은 피로의 기색이 없다. 잠시의 시간동안, 사색에 잠긴 듯 무심해보는 박승준. 열심히 동해안 지리강의에 여넘이 없는 민부교수. 지나온 곳곳의 돌출 해안들이 20만년전에 생긴 것이라한다.
 

 

● 출발 2시간40분 경과

 

어딘지 모르지만, 묵호항에서 동해항 부근으로 가는 길목이지 싶다. 동해를 바라보는 이런 쉼터가 해변가까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해파랑길이기 때문이다?. 확터인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풍경이 가슴까지 확트인게 한다
 

 

출발 4시간 경과
 

 

이 싯점에 지나간 길은, 동해해변 어딘가인데,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치고는 좀 늦은 시각이다. 여기서도 한 판의 술판이 벌어졌으니, 여행후 연속 5번째 술판이었다. 꿀맛같은 점심이였는데, 허겁지겁하느라 점심을 먹은 식당과 기록이 없으니 짐작만 할 뿐이다.
 

 

● 출발 5시간10분 경과

 

저 어른이 누구? 모두들, 이제 지쳐간다. 그동안 애써 교양을 지키며 찾아가던 화장실도 이즈음부터는 애써, 찾을 생각을 아니하고, 원시로 돌아갔다. '금강산도 배설후경' 점심 때마신 음식과 술 소화되어 모두 다급히, 빠져 나오는 모양이다.
 

 

● 출발 5시간20분 경과

 

지친 모습들이 역력하다. 멀찌감찌 앞서가는 홍걸같은 친구들이 있는 반면에, 뒤쳐져 오는 그룹들. 평소 달리기, 걷기를 부지런히 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는 이들의 행보가 확연하다. 나는 이쪽저쪽 증거(?)를 확보한다고 이리뛰고저리뛰고 피곤이 갑절이다.
 

 

● 출발 5시간30분 경과

 

출발 5시간이 넘어서, 동해항 입구를 통과했다. 택시로 얼마안되는 거리를 해안선으로 둘러오니 예삿 거리가 아닌 것이다.

 

해항은 국제항이다. 여기는 블라디브스톡을 통해 러시아로 통하는 최단 창구이며, 일본의 사카이미나토 항으로도 여객선이 오간다고 한다.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러시아어로 표시된 건물들이 많다. 뒤에 택시 운전사에게 물어보니 러시아 카페라한다. 잘 빠진 러시아 아가씨들이....러시아어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자주 몰려온다 하네. 여행도 하고, 러시아 공부도 하고, 놀기도하고. 일거 삼득이겠지?
 

 

(승준이 댓글에서 예리하게 지적하니,그림이 삽입된 배경을 보충한다).동해항을 지날때, 러시아어로 쓰여진 건물이 있었다.무심코 지나쳤는데, 다음날, 동해역으로 오는 택시기사에게 물어 봤더니, 러시아손님이 많아 개설한 러시아 카페라 한다. 아뿔사. 진즉 알았으면, 아무리 걷는 길이 멀고 힘들어도, 여행일정에 집어 넣던지, 돌싱 둘이 어제 저녁에 다녀오던지, 오는 길에 들러 볼 걸! 이미 놓친 사물인증을 우찌하노, 부랴부랴 인터넷에 들어가서 '동해 러시아 동인회'가입하고서 위의 그림을 가져왔다, 가입없이는 못 퍼간다하기에, 상장적인 표시이니 계절아 맞지 않는 것을 야해하시라.  
● 출발 6시간25분 경과

 

북평화력발전소옆을 지나가고 있다. 기존의 석탄가루 날리는 화력발전소를 대신할 친환경석탄화력발전를 건설중
이라는 데. 그동안 발전소 건설반대가 만만잖았던 모양이다. 새로 건설되는 화력 발전은 석탄을 연료로하는 500MW급 2기를 건설하는 것이라 한다.
 

 

동해시는 북평과 묵호시가 합쳐서 동해시로 출범한 도시인데, 묵호는 항구로, 북평은 공업단지로 발전하였단다. 산이 많은 강원도의 광산에 가까워서 그런지, 블라디브스톡등으로 부터 석탄등 발전 재료 수입이 용이하여 그런지 잘 모르지만, 이지역은 화력발전등 공업단지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 출발 6시간27분 경과.

 

북평화력발전소 인근이다.
홍걸처사의 무심하게 동해를 바라보는 모습이 이채롭다. 박교수의 모습에서는 여전히, 인생의 무상함이 묻어나오고 있다.
 

 

● 출발 6시간50분

 

출발 6시간을 훨씬 넘겨서, 동해시를 벗어나 드디어 삼척시로 들어 섰다.
삼척시의 유명한 추암해변에 당도하여 주변을 둘러보는 일행들.
 

 

● 7시간 20분 추암해변

 

 

추암바위와 추암해변에 연하여 이어지는 마을은 동해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이 묻어난다. 작은 해수욕장으로 단장된 모래사장, 야산 자락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 장소가 되었던 허름한 민박집, 기암괴석 옆으로 삼척 심씨의 시조 심동로가 고려 말기에 지었다는 해암정, 지금 건물은 조선 중기에 다시 중수하였지만 창문으로 바라보이는 바다의 모습은 여전히 장관이다. 우암 송시열이 유배 도중 이곳에 들러 아름다운 경관을 노래하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추암해변은 2012년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테마별 최고의 관광지로 선정하는 최고의 해돋이 명소 이벤트에서 2워로 선정되었다 한다. 그런 일출의 명소를, 불행히도 우리는 경험할 시간이 없다.
 

 

● 출발 7시간25분

추암해변을 벗어나자 증산마을이 이어진다. 증산마을 해변가에 붉은 현수막이 나부낀다.
 

 

주변에는 추암해변을 등지고 있는 이사부 사자공원, 증산갈매기마을등이 많나본데, 주변 관광지를 제대로 둘러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오로지 해변 따라걷는 도보여행에 지친 다리를 이끌고, 도로를 많이 벗어나 이리저리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뒤에 승용차를 몰고 오는 기회가 있으면 그 때 둘러 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우선 목적지로 무사히 걸어갈 수 있느냐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이사부공원은 1,500년전 독도를 우리 영토에 편입시킨 이사부 장군의 역사적 위업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원이라한다
 
위의 그림에서 처럼, 붉은 현수막이 나붙은 연유를 알아보니, 삼척시가 와우산 리조트개발권내에 군부대 숙소를 철거하는 대신 인근 시유지에 숙소를 건립키로 하자, 증산마을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등 막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척시 증산마을 정주권 수호대책위원회(위원장 이종실)는 “삼척시가 와우산을 개발하면서 군부대 숙소 이전에 따른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가 없었다” 며 “이는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플랭카드로 보건데, 이 문제가 이 동네 현안잇슈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도심근교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았았더니, 이런 아름답고 조용한 관광지에도 여지없이 이권갈등이나 개발갈등이 있나보다.
 

 

● 출발 7시간44분 경과

 

삼척해변으로 생각되는 해수욕장을 통과하고 있는 일행.
이제, 날도 곧 어두워지고, 너나할 것없이 거의 기진맥진이다.
● 출발 8시간20분 경과

 

삼척 조각공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드디어, "도대체, 여기가 어디냐, 도저히 못가겠다. 추암해변에서 택시를 타고 갔어야 했다" 하며 일부 일행이 '택시불러라' 하며, 원성이 폭발(?)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길, 끝이 어딘지도 잘 모른다. 어디까지, 언제까지 걸어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러니 불만과 원성이 높을 수밖에. 홍걸만이 멀찌감치 달려가버리고 보이지도 않는다.
"여보세요, 콜텍시죠."
하는 수 없이, 내가 나서, 조각공원 매표소에 콜택시 회사 번호를 알아 전화를 했다.
"어디세요" 콜택시 회사 안내원의 목소리가 상냥하다.
"여기 조각공원 매표소 앞인데요, 택시, 2대 보내주세요"
"네, 10분안에 도착합니다. 기다리세요"
"아, 그래요, 여보세요,여보세요, 그런데 팰리스호텔까지 갈려는 데 요금이 얼마쯤 되어요?"
서울서 하는 버릇대로 요금을 확인해야지.
"팰리스호텔요? 거긴 택시 안가요, 바로 옆이니 걸어 가세요"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890M, 주변에 알아보니 890m, 1km도 아니 남았단다. 하지만, 1km 나 남았단다. 목적지를 코앞에 남겨두고, 날리를 친 것이다. 작년여행과는 상황이 많이 틀린다. 모두들, 100m도 더 걷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택시가 안온다니, 엎혀갈 수도 없고, 마지막 용을 써서 걸음을 채촉했다. 산모퉁이를 돌아나가니 '소망의 탑'이 나온다.
 

 

● 출발 8시간36경과

 

마침내, 소망의 탑이 있는 동산에 도착했다.
모두들 걷기 어려워할 때, 멀리서 산등성이위, 껌껌해진 밤하늘로 녹색의 기운이 뻗친 것을 보고 나는 그게 목적지 호텔의 네온사인이려니 짐작했다. 저 고개만 돌아나가면 목적지가 있겠구나, 내심 짐작하고 왔더니 여기 소망의 탑에서 뻗치는 빛이였다.
삼척시 소망의 탑은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때에, 삼척시에서 '새천년'을 기념하며 만든 새천년도로에 소망의 탑을 건립하였다. 삼척 시민들의 소망을 하나하나 담아 만들어진 소망의 탑은 지금도 여전히 새해를 시작할 때마다 기념행사를 하는 장소로 이용되곤 한단다.
2012년 1월 1일에는 소망의 탑에 소망의 종을 설치하였는데 소망의 종을 세번치면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 출발 8시간40경과

 

다행이 목적지 호텔은 소망의 탑에서 길하나 건너에 있다.삼척 팰리스 호텔 입구에 도착 했다. 마침내 목적지에 다온 것이다. 그 때가 저녁 6시 10분, 오전 9시30분에 망상해변을 출발했으니, 8시간 40분만에 목적지 팰리스 호텔에 도착 한 것이다.
 

 

● 팰리스 식당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찾아나섰다. 팰리스 호텔 바로 앞 해변가에 호텔과 이름이 같은 '팰리스 식당'이 있다. 서빙하는 아가씨에 물어보니, 팰리스호텔과는 무관하단다. 이번이 출발후 연속 여섯번째 술판이 이어졌다.
 

 

서빙하는 아가씨중에, 여기서 7년째 일한다는 포항 출신 아가씨가 있었다. 손님이 드물어 그런지, 손수 술자리에 끼여 흥을 돋군다. 이름이 '*옥주'라는 데, 홍걸아저씨가 제일로 마음에 든다고, 홍걸이에게만 서빙한다. 그래서 홍걸이 꿈속에서 나타났나?
" **야 벗고 들어온나"
이른 새벽, 무슨 꿈을 꾸는 지, 잠꼬대를 두번이나 반복해서, 홍걸과 Double Bed의 Bedmate인 나의 잠을 깨웠건만, 본인은 전혀 기억이 없단다.
<12월30일>
새날이 날이 밝았다. 아침, 해변가 동산에서 바라뵈는 동해바다, 그 싱그러운 대기는 여태 마셔된 술기운을 한방에 날리는 기분이다, 어제 지친 몸도, 자고나니 가뿐하다. 나 뿐만아니라, 모두들 그랬으면 좋으련만.
 

 

● 삼척 팰리스 호텔

 

삼척시는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영화 '외출' 촬영지로 유명하다. 우리 일행이 묵은 팰리스호텔은 외출 촬영지의 베이스 캠프역활을 한 곳으로 38번국도와 7번국도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호텔앞 동해바다의 파도와 해안선 절경이 떠오르는 햇살속에 어우러져 절묘한 풍경이다. 선경이 따로 없다.
원래계획은 여기서 환선굴 구경을 하고, 동해시로 다시 걸어가는 것이였다. 하지만, 어제의 걷기가 계획보다 훨씬 가혹했고, 무엇보다도 동해발-청량리향 오후표를 구하지 못했다. 예비로 대기를 걸어 두었지만, 장담 못한다. 그러니 이미 예약해둔 오전10시59분 출발하는 표를 이용하는 수밖에. 삼척 환선굴 관광이나 주변관광은 이번에 걸으면서 보고 느낀대로 개별로 추진할 일이고, 그 단초를 이번 도보여행에서 제공했으니, 그로서 족할일이다.
도보에 지친 탓인지, 모두들, 돌아가길 원한다. 멀리 집나온 어린애들 같다고나 할까?. 고생탓인지,마눌님 보고싶은 건지....
 

 

● 대낮에 본 동해역사

콜택시 2대를 불러 동해역으로 왔다. 아담한 시골역사 분위사가 물씬 풍긴다.
"아저씨, 어제 우리가 망상에서 팰리스 호텔까기 걸어 갔었는데, 얼마나 멀어요?" 택시기사한테 넌즈시 물어봤다.
" 예? 상당히 먼거린데,..미쳤어요? (추운 겨울에)" 택시기사가, 우리를 미친넘들 취급한다.
 

 

● 동해여행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

동해역부근에 도착하여. 아침을 해결하러 들어간 국밥집. 역에서 길건너 마주보는 위치에 있다. 음식점이름을 정확히 기억 못하겠다. 아침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 전에, 연속 7번째 술자리가 벌어졌다. 동해안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그 고생을 하고, 그토록 술을 연이어 마셨건만, 모두들 별 숙취기운이 없는 것 같다.
허름한 음식점에 비해, 음식맛이 상당하다. 아침시간이; 늦어 그런지, 모두들 허겁지겁 먹어댄다. 막걸리도 쉬이 동이났다. 그집에 준비해둔 막걸리를 동을 내고는 나왔다
 

 

● 소나무다방

열차 출발시간까지 여유가 있다. 국밥집에서 더 머물고 싶어도 막거리가 동이나서 나온 것이니, 이번에는 큰도회에서 사라진 다방으로 가서 노닥거리고 가자. 하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몇몇다방이 문을 열지 않았다. 길거리를 배회해야 될 처지인데, 어느새, 이영수교수가 문을 연 허름한 옛다방을 찾았다고 연락이 왔다. 모두들 몰려갔다.
소나무 다방!
하지만, 너무 낡고, 볼품이 없다. 레지라 부르기에는 너무 나이든 아가씨(?), 60을 넘긴 할머니다. 할머니 레지 성씨 역시 '김'이라 한다. 전국 어디를 가던 다방에는 '적어도 '한명이상의 김양이 있다'는 불변의 공식이 여기서도 이어졌다.
대부분들 쌍화탕을 시켰다. 집안 모습에, 김양할머니, 보조 레지 박아주머니 모습을 보건데, 커피 맛이 달아날 것 같다. 그래 내가 쌍화탕을 시켰더니, 너도나도 '쌍화탕이다. 비슷한 기분을 느꼈던 모양이다.
쌍화탕이라고 내놓은 것이, 너무 걸죽하다. 욱조가 한마디 한다 'x 팔, 쌍화탕이 아니라, 쌍화죽이네'.
내심으로 생각나는 것이, 이럴 줄 알았으면, 택시타고 오는 길에 택시기사가 들려준 그 '러시아 카페' 라도 둘러 올 걸!

소나무 다방에 걸려 있는 달력의 아가씨를 넉시나간듯 뚫어져라 보고 있는 승준과 나(?), 김양할머니가 거드는 모습을 종윤이 찍어 보낸 사진이다. 다들 이 그림들을 들쳐보며, 정신들이 실종했건만, 두 돌싱만의 넋나간(?) 모습을 찍어 보낸 종윤이의 괘씸한 의도를 잘 아니 그냥 올려야지.
 

 

● 돌아오는 열차안에서

 

 

10시59분, 청량리로 돌아오는 열차를 차고, 모두들에게 좌석을 배치하면서, 내 옆자리는 비워두게 했다. 여백 작전이다. 7개의 좌석(홍걸은 다른 차량 좌석)중 홀수로 짝을 이루지 못한 표한장을 내 좌석으로 해두니, 언제나 내 옆자리는 비게 된다. 하지만,노선이 만원의 차량이니 곧 누군가가 앉게 되리라. 여기에 땀냄새나는 시끄러운 덩치의 남정네가 올까? 향긋한 분내음 나는 어여쁜 아가씨가 올까? 여백을 두기 때문에 어느 것이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동료 둘이 짜고 앉은 죄석에는 여백이 없다. 그러니 애초부터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여행출발시에는 내 옆자리에, 남자 손님이 앉았었는데, 돌아올 때는 드디어, 젊고 예쁜 아가씨가 앉게 되었다. 여백작전이 반은 성공한 것이다. 아가씨에게는 재수 더럽게 없는 날이였겠지만.
 

 

여행을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올 때에도, 차안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연속으로 8번째의 술자리다. 술이 몇 순배돌고, 시간이 제법 지나자, 술에 취한 승준이 코고는 소리가 열차내에 진동한다.
 

 

맘시, 술마시느라 돌아다니는 사이 종윤이가 내자리를 새치기 하고는 피곤하여 자는 체한다. 도착할때까지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올 때의 여백작전은 완전히 실패 했지만, 갈 때의 작전은 시작은 성공적이였다 생각했는데, 뛰는 넘위에 나는 넘 있다더니, 그 꼬라지를 내가 당한 것이다.
 

 

● 무사히 돌와오다

드디어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그렇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해단식을 해야지? 허름한 식당을 찾아들었다. 식당 문앞에서 무사귀한을 기념하며....
 
● 9번째 술자리

 

 

해단식은 가진 청량리 뒷골목 허름한 식당에서 가졌다. 말이 해단식이지, 아홉번째 술판이 벌어진 것이다. 이 대목에서 무수한 애기들이 오갔는 데, 이즈음에는 정신이 가물가물하기만 했다. 동영상을 찍는다고 대화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지, 술에 찌든 뇌가 더이상 기억을 거부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동영상은 철저히 찍어 두었다는 것이다. 동영상은 별도로 올릴 것이다.
 

 

<여행을 끝내고>

 

 

친구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년말에, 가정의 일로도 한 참 바쁜 시기에 반은 내게 꼬시겨 여행을 다닌 것이다. 덕분에, 참으로 고생들 하셨소,
 

 

올해는 좀 편한 여행을 하자 기획하였는데, 묘하게 얽혀 어려운 도보여행이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사서 고생했을 수도 있고, 사기 힘든 귀한 경험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등산, 달리기나 걷기, 수영등으로 단련 안된 분들이라면, 엄청 힘들었지 싶은 데, 모두들 그방면에는 도사급들이라 걱정은 덜하기는 하다.
 

 

여행 중간중간에 동해 삼척 해변 지형의 생성에 관한 이민부교수의 지리강의가 있었는데, 제대로 소화를 못해 소개를 올리지 못햇다. 이교수께서 여행과 결부하여 별도의 지리해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어쨋거나, 고생들은 하셨지만, 어떤 분에게는 평생에 가보기 힘든 곳을, 여럿이 같이 걸어볼 수 있었고, 언젠가 시간들 나시면, 소개한 해파랑길 전체를 차로, 도보로 또는 자전거로 다녀볼 아이디어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자위해 주셨으면 한다.
 

 

9번의 술판이 벌어질 때마다, 2012년 최고의 건배사로 소개한 건배사를 다시 한번 외쳐봅니다.
 

 

'소취하 당취평'

 

'소주에 취하면 하루가 즐겁고, 당신에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
 

 

그동안 여행으로 마눌님께 잃은 점수를 만회 할려거든 소주한잔 같이 하시면서 위의 건배사 '당취평' 을 소리 높여 외쳐보세요. 이때, 살며시 마눌님을 껴앉으면서 외치는 것이 포인트라 합니다.
 

 

뭐, 그 따위 소릴 찌거리다가, 빰다구 맞았다구요? 아마도 진정성이 부족했나 보지요? 아니면 근본관계가 너무 망가져 있던가? 그럼, 이번에 도보로 신체단련 단단히 했으니 방법을 달리 해보시던가.
 

 

박교수 연락한번 주소, 우리 끼리만 언제 날잡아서. . . .
 
 

 

<끝>
 

 

PS. 1. 경과 시간은 스마트톤에 찍힌 시간에서 출발시간(09:30분)을 뺀것이니 아주 정확하다 할 것입
           니다

 

      2. 동영상만 모아서 이어 올릴 것인데, 나는 잘 모르겠으니, 스스로 민망하다 생각을 하신 분들은
         사전에 연락주소. 소주한잔 살 준비하고. 내 고려해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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