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동양철학/주역해설

다산을 만나다

by 靑野(청야) 2016. 3. 25.


주역은 동양철학사상중에서 기호화하고 수리적이고 실용적인 분야로 확장한 처음이자 마지막철학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늘(天), 못(澤), 불(火), 우레(雷), 바람(風), 물(水), 산(山), 땅(地)'등 세상만물을 대표적인 8가지 물상(物象)으로 삼고, 이를  기호화하고, 수리화하여 삼라만상을 정의하고, 인생의 길흉화복을 예단하는 지침으로 삼는다. 그러다 보니 주역점같은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비과학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이분야만이 독립적으로 부각되어 횡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역의 본질은 우주삼라만상을 이해하려고, 탐구하고 설명하려는 수준높은 철학서라 할 것이다.


아래 글은 몇년 전에 주역을 공부좀 해볼까하고 손을 대면서 서론에 이어 두번째로 올린 글인데, 다시 주역에 손을 댈까 싶어 이 글을 꺼내어  Update하였다.  당시, 주역에 눈을 돌리다, '道'에 관한한 宗主라 할 수 있는  노자 도덕경을 먼저 읽어야 되지 싶어 한동안 도덕경에 신경을 썼었다. 도덕경 죽간본은   1800여자,  왕필본은  5280여자  자로  이는 죽간본이후 추가된 내용이 왕필본으로 둔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죽간본의 의미를 반복하고, 좀 더 상세하게 추가 한 것이고,  왕필본과 철학적 含意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 실제로 죽간본, 백서본, 왕필본을 비교해 본 바 있는, 나의 생각이고 견해이다.  


도덕경은 너무 含有的이다. 내게는 도덕경이 아름다운 詩라면, 주역은 산문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주역의 내용은 陰陽論이나 陰陽五行論을 바탕에 두고는 있다.  총론격에 해당하는 부분의 철학적 함의가 깊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64괘와 384효에 대한 설명이다. 주역64괘의 풀이는 당시로서는 우주와 삼라만상, 자연  현상을 신이나 조물주의 작품으로 위탁해버리지 않고, 부호화, 기호화하여 실사구시를 다룬 실용학문으로, 우짜던지 나름대로  실용화하고 설명한 노력이 돋보이는 것이다.

'혜장선사
은 다산 앞에서 자기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다가, 다산의 ‘곤초육수(坤初六數) 에 대해 설명' 요구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만다. 그 뒤로 혜장은 다산을 스승으로 극진히 모시면서 정성을 다하게 된다'

 
1801년 겨울, 신유사옥 때 당대의 대유학자 정약용은 강진으로 귀양을 왔다, 1803년 봄, 인근에 있던 백련사라는 절에서, 30세의 젊은 나이에 대흥사 제12대 大講師를 지낸 34살의 주지 혜장선사를 만나서 각별하게 교우하며 담론을 나누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이다.

30세때, 대흥사 제12대 大講師정도 지냈으면, 혜장은 단순한 선승이 아니였을 것이다. 그에 대한 정약용의 물음 역시 단순한 물음이 아니였을 것이다.

1762년생인 정약용이 43세때이니 10세나 연하인 혜장선사를  만나 교분을 나눈 것이다.

<茶山草堂,
오른편에 동관이 보인다. 다산은 동관에서 목민심서를 완성했다고 한다>
<백련사,
정약용과 교우하던 당시 34세의 혜장선사가 머무르던 곳이다.
 낮으마한 언덕을 넘어 소로길로 다산초당과 1,7km 떨어져 있다.>

 <다산과 혜장선사의 교우 기록이다.
술을 좋아해서, 밤늦게 술병들고 찾아왔다는 이야기,
술병으로 40세에 세상을 떳다는 이야기는 없네>
<다산초당에서 1.7km 떨어진 백련사 로 오가는 소로 길>
<2016년 4월8일,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1주일 앞두고,
주가가 오르고 있었던 손학규 전대표, 대흥사 문을 나서다 만났다.
"여기서 왜이러고 계십니까?" 악수를 청하며 묻는 나의 물음에 '笑而不答'
옆에 있던 비서정도 되는 분이 백'련사 뒷 토굴에 사신다.' 한다.
굳이 토굴에서 고행하듯 사는 이유가 있을 듯하다.
혜장선사처럼 진정으로 세상을 잊고 살고자?  다산처럼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서?
'혜장과 다산의 교우에대해 잘아십니까? 했더니 역시 笑而不答' . >

대흥사(大興寺), 아마도 대한불교 조계종 제 22교구 본사로 해남 두륜산(頭輪山)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사찰이지 싶다. 대흥사는 임진왜란 이후 서산(西山)대사의 의발(衣鉢)이 전해지면서 조선불교의 중심 도량이 되었고,  한국불교의 종가집으로 그 역활을 다해온 도량으로, 풍담(風潭) 스님으로부터 초의(草衣)스님에 이르기까지 13 대종사(大宗師)가 배출되었으며, 만화(萬化)스님으로부터 범해(梵海)스님에 이르기까지 13 대 대강사(大講師)가 이곳에서 배출하였고 전한다.
 <두륜산 대흥사.
두륜산은 호남의 금강사으로 불릴정도로 풍광이 빼어났다.
대흥사가 자리잡고 있는 곳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잇는 명당중중의 명당이다>

그러니, 혜장선사는 이곳에서  12대 大講師였던 것이고, 당시 그의 제자였던 초의 선사, 茶禪一體사상을 창시하고, 노년에는 茶仙이란 칭호를 들었던 禪僧으로 13대 대종사를 역임하였다. 혜장의 뒤를 이어 초의선사는 정약용을 극진히 모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약용과 24세, 혜장과 13세 연하로,

혜장이 죽고나자 혜장대신 정약용을 스승으로 극진히 모셨다는 草衣大禪師>


'곤초육수(坤初六數)!'

 
다산이 그런 혜장선사에게 유불상교(儒佛相交)의 담론중 던진 질문이다. 당시 30대초반의 혜장선사의 능력이 출충했나보다. 그랬기에, 불혹을 지난 대유학자가, 이런  질문을 던질 정도이니, 질문을 던진 정약용이나, 혜장선사의 내공을 짐작할 만하다.  
 
다산은, 유학(儒學)의 탁상공론에 머물지 않고, 당시의 신지식을 도입한 실사구시의 학문을 집대성한 것으로 역사는 기록한다. 그러니 당시 실용학문이였던 주역에도 밝았지 싶다. 그는  토지와 세금 제도의 개혁 주장하고, 거중기를 만들어 화성(수원성)을 쌓았다. 또,  정치기구의 전면적 개혁과 지방행정의 쇄신, 농민의 토지균점과 노동력에 의거한 수확의 공평한 분배, 노비제의 폐기 등을 주장는등 유형원(柳馨遠)과 이익을 잇는 실학의 중농주의적 학풍을 계승하고, 박지원(朴趾源)을 대표로 하는 북학파(北學派)의 기술도입론을 받아들여 실학을 집대성하였다.
 
이처럼 그는 대유학자로서, 신지식에 눈을 뜬 당대의 지성이였다고 추모된다. 그러니,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역경, 시경, 서경, 예기, 춘추' 로 대표되는 이른바 4서5경으로 불리는 유가(儒家)의 경전에 통달하였을 것이다.
 
그런, 다산과 불경이 아닌 유학의 경전인 역경의 핵심이론에 대해 담론을 벌였다는 것은, 비록, 무릎을 꿇었다지만, 당시 아직 30대초반의 젊은  혜장선사의 내공의 수준을  짐작하게 해주는 것이다.


혜장선사는, 그 후 다산과 교유하다. 술을 좋아하고, 자존심이 강했다는 혜장선사, 술병이 들어 40세로 일기를 마감한 것으로 전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주삼라만상을 이해하려고, 탐구하고 설명하려는 노력이 부단히 이어졌다. 주역, 음양오행도 그런 지적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어찌보면, 유가나 불가, 도가, 여타의  무수한 종교나 철학도 우주삼라만상을 나름대로 설명하는 수단에 다름아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우주의 만물은 변하여 잠시도 한 모양으로 머무르지 않고 변한다' 는 불가의 가르침이다.
 
역경(易經) 역시 '만물의 변화' 를 가르친다. 주역은  대우주(대자연), 소우주(인간)의  도(道)라한다.  '역(易)'이란  도마뱀의 상형문자에서 변해온 글자라 한다. 도마뱀이란 12가지 색깔로 변화는 동물이다. 그래서 역(易)이란 글자는  '변한다'는 의미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변화는 삼라만상에도 변화지 않는 것이 있다. 즉  '우주의 변화를 지배하는 법칙' 이 그것이다. 이것은 현대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우주의 법칙, 우주역학의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우주원리라 할 수 있고, 더욱 세밀하게는 우주지배이론 이른바 만유의 이론이라 일컬어지는  'Theory of Everything' 에 비견되는 법칙이라 할 것이다.
 
우주삼라만상은 변화한다. 하지만, 그 본질은 변함이 없다. 그 본질에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일부의 현상이지 본질은 아니다. 우주의 일부 모습일 뿐이지, 우주본질 자체는 아닌 것이다. 이우주는 그런 지엽적인 것이 본질일 만큼 작지도 좁지도 않기 때문이다. 어떤 수단을 통해서 보더라도 항상 본질에 변함이 없는 것은 그 만큼 이 우주는 거대하고 무한하다 할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역경(易經) 역시, '만물은 변화하지만, 그 변화의 속에서도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 고 역설한다. 그러니, 역경의 불변의 법칙은 우주의 본질을 이야기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60년대말 프리쵸프 카프라의 '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이 나왔다. 당시는 우주표준모형이론이 한참 논란이 되고 있을 때고, 1984년  슈바르츠와 그린에 의해 초끈이론이 나왔다. 그후 수십년동안 부침을 해온 초끈이론은 스티븐 호킹, 레너드 서스킨드, 에드워드 위튼등 기라성같은 大天才또는  初天才들을 통하여,  오늘날, '거의 궁극의 이론' 라는 M이론까지 발전하게 된다.

카프라가 저서를  Update했는지 알 수 없지만, 초끈이론마저 반영한  '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을 개정했다면 새로운 저술의 지평을 열지 않았을까? (강주필도 내보고 책 내자는 이야기도 안헀을 것이고)

굳이 언급하지 않드라도 역경의 기본을 이루는 철학이나, 불교의 사상, 현대물리학의 이론의 궁극적 지향점은 결과적으로 동일한 결론에 촛점이 맞추어 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궁극적 진리는  하나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개의 진리가 존재한다면, 이것은 진리가 아니다. 굳이 진리라 우긴다면, 그것은 상대적 진리일 뿐이다. 그 시대, 그 집단, 그 부류에만 통하는 진리라 착각하는 그 무엇!.

어찌보면, 과학적 진리도 상대적 진리가 대부분이다. 아인시타인 마저, 모든 이론이 끝까지 깨어지지 않고 남는 것에는 '열역학 법칙(0,1,2,3 등 4개의 법칙이 있다)' 일 것이라 했다지 않는가?
 
주역, 즉 역경은 세밀하게는 수리적 해석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지만, 그 근본  배경은  불교나 도교의 사상, 현대물리학처럼 천.지.인의 조화와 변화을 설명하는  철학적 통찰력을  극도로 발휘하는 사유의 세상인 것으로 생각된다.
 
'역경' 에 의하면,
 
'하늘(天)이 생기고 땅(地)이 생기고 사람(人)이 생겼다'
'하늘(天)이 있고 땅(地)이 있고 사람(人)이 있다'
 
이른바, 천.지.인은 역경 즉 주역 기본사상이다. 동양인의 실생활에는 이런 천.지.인사상이 녹아 있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Heaven, Earth, Human사상이 그것이다. 천.지,인이 세상을 설명하는 근본이라면, 동양이든 서양이든 그 근본은 같을 수밖에 없다. 과학의 추구도 결국 천.지.인의 사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역경에서는  팔괘는 '역학(易學)에서 자연계와 인간계의 본질을 인식하고 설명하는 기호체계' 로서, 그 계의 대표적인 물상(物象)으로서, 하늘(天), 못(澤), 불(火), 우레(雷), 바람(風), 물(水), 산(山), 땅(地)이라 말하고 있다.


  

 

 <복희팔괘도>
 

[복희8괘도]에서는 남에 하늘인 건(乾), 북에 땅인 곤(坤)을 배치,  동방의 리(離)는 불, 서방은 감(坎)은 물이다.서북 간(艮)방은 산이요, 동북 진(震)방은 우뢰. 서남 손(巽)방은 바람, 동남 태(兌)방은 못을 배치하였다. 

 

<문왕팔괘도>
 

[문왕8괘도]에서는 남에는 리(離), 북에는 감(坎)을  배치, 동에는 우뢰를 뜻하는 진(震),  서방은 기쁨이고 소녀를 뜻하는 태(兌), 동북은 간(艮), 동남은  손(巽)방 바람이요, 서북에 건(乾)이요, 서남에 곤(坤)을 배치하였다.

 
팔괘는 이를 표현하는 표상으로 정의하지만, 팔괘가 이들 여덟 가지 사물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라 만물의 이치를 다루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팔괘의 괘는 여덟 가지 괘로, 음과 양의 변화의 형상을 부호로 표시하고,  음의 부호는 -- , 막대(-)의 부호는 양의 부호를 표시하여, 이 부호들의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팔괘를 이루는 부호를 그것을 효(爻)라 부른다. 효(爻)는 효야(爻也), 그대로 본받는다는 뜻이고 괘의 동작을 나타내고 미지의 수(數)를 알아내는 것이다. 하나의 괘(卦)는 세 가지 효가 모여 형성된다.

 

양의 부호 즉 양효가 3개 중첩된 괘는 '건(乾)'이고 이는 하늘(天), 부(父)를 나타낸다. 음의 부효 즉,  음효가 3개 중첩된 것이 곤(坤), 이는 땅(地), 모(母)를 대변한다. 건(乾)과 어울려, '건곤(乾坤)', 즉 '천지', '하늘과 땅'을 이루는 곤(坤)'생명을 잉태하고, 아름답고 건강한 세상'을 의미한다.

 
세상에는 천지가 기본이고, 사람은 부모가 모체가 되듯이 건곤계는 8괘, 나아가 64괘의 일체 근본이 된다.

            乾 兌 巽 坎 艮 坤
            건 태 이 진 손 감 간
            ☰ ☱ ☲ ☳ ☴ ☵ ☶ ☷
乾 건
兌 태
離 이
진 ☳         매트릭스 
巽 손 ☴      ( 8 x 8 = 64괘 )
坎 감
艮 간
坤 곤

즉,

☰ 중천건(重天乾)부터


☷ 중지곤(重地坤)까지

64괘의 핵심은 건과 곤이다'. 건은 양효 3개의 중첩이 상괘와 하괘를 이룬다. 곤은 음효 3개의 중첩이 상괘와 하괘를 이룬다. 역경은 삼라만상의 변화에 대한 원리를 철학적 바탕으로 해서,  64괘의 생성 기반, 작용원리를 밝힌 것에 다름아닌 것이다. 

양효(ㅡ)는 九, 음효는 六이라 한다. 九二, 九三같이 九는 양효(陽爻)를 의미하고, 初六, 六五, 六四등의 '六'은 음효(陰爻)를 말하는 데,

주역 64괘의 첫번째로 설명되는 것이 중천건이다. 중천건을 보면 上괘와 下괘 모두 양효 3개씩으로 총 6개의 효로 이루어져 있다. 양효 3개씩으로 이루어진 上괘인 乾(하늘 건)은 하늘을 뜻하고, 下괘도 하늘이어서, 하늘(天)이 거듭된다는(重) 뜻이다. 하늘과 하늘이 만나면 중천건이니 우주만물의 시작이고 만물을 포용하는 틀이라 할 것이니, 현대물리적으로는 우주Universe라 대비할 만하다

주역 64괘의 두번째로 설명되는 것이 중지곤이다. 중지곤 역시 上괘와 下괘 모두 음효 3개씩으로 총 6개의 효로 이루어져 있다. 땅(坤)과 땅이 만나서 중지곤이니,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는 대지의 모습이다. 대지는 만물의 생성, 성장, 소멸의 기반이고 만물의 어미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음효는 열려 있으니 6개의 음효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대지의 개념을 표상한다

'坤初六'은


☷ 중지곤의 제일 기반이 되는 初爻(초효)인 陰(음효)를 뜻한다. 즉, 初六은 곤을 이루는 陰爻 6개의 기저에 해당하는 初陰에 해당된다.
坤은 땅, 대지 뜻하니. 만물을 포용하고 모든 것을 받아드린다. 만물의 어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물을 품어주는 어미(坤)의 가슴(初六=初爻)으로 표상되는 것이 初六(初爻)이다


[앞의 그림에서, 문왕팔괘에서 곤은 서남방에 있다. 곤을 이곳에 배정한 이유는 지축이 기울어진 이 지구에서 만물은 정남방에서가 아니라 그 위치에 가서야만 활짝 열리기 때문이다. 그곳을 24절기로 배당해보면 입추 언저리가 된다. 곤 - 태 - 건 - 감...으로 흐르는 시간의 질서 속에서 처음 1효가 음에서 양으로 딱딱해졌으니 그 상이 서리가 된다.

坤初六, 복상견빙지(腹上堅氷地),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에 이른다. 즉 서리를 밟으면, 엷은 얼음이 이는 시기가 곧 도래한다는 뜻이다. 즉 대지는 양기를 잃어가고 음기가 서서히 신장한다는 뜻이란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중지곤의 초효(초육), 2효, 3효... 6효(上효)는 만물의 어미로서 만물을 있게 하는 기운과 기반을 제공하지만, 하늘과 태양과 그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우주만물, 우주 현상과의 조화로서 세상만사가 굴러간다.]

삼라만상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대립하는 것,  양(乾)과 음(坤)의 대립이라는 것이 주역의 기반인 음양이원론(陰陽二元論)이다.

음양이원론에 의하면, 태극(太極)은 음.양으로 분활되고, 양은 각각 노양(老陽)과 소음(少陰), 음(陰)은 노음(老陰)과 소양(少陽)으로 분활된다. 이것이 다시 '건곤이진(乾坤離震)'과 '손감간곤(巽坎艮坤)' 등 8개로 으로 분활된다. 8개의 괘, 즉 8괘를 두개씩 겹쳐 64괘를 만든다. 64괘는 모두 384개의 효로 이루어지니, 64괘의  근본은 태극이다. 그중, 건과 곤은 주역이 삼라만상의 변화를 표상화한 64개의 괘상(卦象)중 핵심인 것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주역 또는 역경은 실증적 과학이 발달하기전, 밤하늘과 세상만사의 작용속에 인간의 존재와 생노병사,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대비하고자, 가장 기본 요소인 효의 조합과 배치로 수리화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인간사상과 실용 철학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라이프니찌가 주역을 보고 이진법의 실용화를 확인하고, 당시 세계 선진문명국이라 자부하던 푸른 눈의 사람들이 요새 대중문화의 '韓流' 같은 이른바 '漢流' 에 빠져 들고, 이진수를 연구하던 라이프니찌 역시 주역에 심취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앞서 글 '神이되어가는 인간들'에서 언급을 옮겨본다.

[뉴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미적분학을 발견하고 정립한 라이프니츠는 세상만물을 이진법으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0', '1' 이라는 두개의 십진법 숫자로 이진법을 설명한 것이다. '0' 은 텅빈 것, 아무것도 없는 것(無), '1'은 신(神)의 개념으로 인식하였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1'인 신의 창조적 활동으로 만물이 생겨났다. 즉, 만물이 설명된다는 설명이다. 중세 신학적 사고로 이진법을 발견하고, 연구하였기 때문이다

또, 라이프니치는 이진법 연구의 일환으로,  주역의 64괘 384효을 0과 1의 이진법화하여 설명을 시도 하였다. 즉, '0' 은 텅빈것, 아무것도 없는 것, '1'은 신(神)의 개념으로 이것이 6개의 효을 이루고, 이 효의 조합으로 64괘의 괘가 생긴다는 것이다 즉, 無(0)와 神(1) 사이에서 만물이 생성하였음을 설명하고자 한 것이다. 이것은 1은 神, 0는 無로 보는 라이프니치의 이진법을 통해보는 일종의 有無論이 있다, ]

라이프니치는 당시 친구인 선교사 '요하임 부베'가 중국에서 보내온,  64괘를 그린 선천차서도(先天次序圖)를 보고 이미 중국에서는 이진법이 실용화되고 있구나 감탄하고, 더욱 주역연구에 몰두하였다 한다.

<
<중국에 선교사로 온 요하임 부베가 친구 라이프니츠에게
보내준 역경의 선천차서도(先天次序圖)>>

<주역 64괘는 坤 000 000 6효 부터 乾 111 1116효와 각 효의 결합을

우주물상과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다> 


역경의 사상은 비유컨데, 현대물리학이 17개의 기본입자와 그입자의 상호작용으로 우주만물의 생성, 성장, 소멸하는 원리를 설명하고자 하는 데, 이와 同類의 인간두뇌와 의식작용 아닌가 한다. 그러니, 곤의 육수들은  어쩌면, 현대물리학의 17개의 우주만물의 기본입자와 그작용이 알려지기전 앞서 표상했다 할 것이다.  어쩌면, 17개의 소립자로 세상만물을 설명하는 양자역학과 같은 개념이 수천년 전부터 주역속에 녹아 있는 것이 아닐까?  '坤의 初六數'는 그 기초중의 기초에 해당한다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다산 정약용이 혜장에게 물었던 것은 혜장정도 되는 대강사출신이, 당시 유가, 불가의 대지식인들이 설마 주역의 기본을 몰라서 대담을 나눈 것이 아니리라. 아마도, 우주의 근본으로서 坤의 '육수' 의 의미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단순히 앞서 문왕주역 풀이식이 아니라, ‘곤초육수(坤初六數)' 로 대표되는 주역의 사상전반과 우주만물의 근본에 대한 주역의 적용을,

우주 변화의 핵심인 건과 곤, 그중에서 대지의 상징이고 모든 것을 낳고, 만물을 포용하는 중지곤(坤)을 구성하는 음효(陰爻)중 기저의 음효 즉 초육(初六)의 작용으로부터,  태극, 음양이원론, 4괘, 8괘, 64괘로 분활되어 나가는 우주 만상의 원리와 그 원리에 기반한 우주변화에 대해, 어쩌면, 현대물리학이 17개의 기본입자와 그입자의 상호작용으로 설명되는 그와 동류의  의식작용, 불가, 유가, 도가 즉 유불선(儒佛仙)의 '궁극적 통합원리에 대한 이해여부', 이를 나름대로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 지를 물었던게 아니였을까? 그 중 중지곤의 첫효 즉  ‘곤초육수(坤初六數)' 의 의미를 설명해보라 하지 않았을까?

 























 

 



'동양철학 > 주역해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易經(역경)序의 異說  (0) 2021.02.16
1.序言_周易(?)新小考  (0) 2012.12.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