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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여행견문록

남도여행기1

by 靑野(청야) 201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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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기
 
목차
 
● 늦둥이를 여행보내고...
새만금을 거쳐가다
김양아 ~보지가 걸렸다아~
완도로 가다
아! 청산도
남도 칠백리
화개장터에서
지리산을 가로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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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둥이를 여행보내고...
 
2012년 7월28일, 중복날. 찌는 더위와 함께 회사휴가가 시작되는 날이다.
 
어제는 13살 초등학교 6학년 늦등이를 서토로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LA로 과학탐구여행을 떠나보낸 것이다. 스탠포드, 캘리포니아공대등의 저명한 학교, 나사의 제트연구소 같은 과학기관, 디즈니랜드등을 둘러보는 제법 그럴듯한 여정이다.
 
녀석이 어느날,
 
'아빠, 과학소년에서 미서부 탐구여행단 모집한다는데, 보내주라'
녀석이 오래전부터 구독하던 과학소년에서 여행단 모집기사를 읽고, 떼를 쓰는 바람에, 보내게 된 것 인데.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이 임박해지자.
 
'내가 엄청난 실수를 했다'
'괜히 보내달라 했다'
'안가면 안돼?'
'당시 그 기사(과학쇼년)를 본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어!"
 
중얼중얼, 횡설수설한다
 
장거리여행을 싫어하는 녀석이, 비행기를 타는 시간이 임박해지자, 열댓시간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사실에 새삼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같이 가는 여행단끼리>
 
어쨋거나 꼬셔 출국심사대로 밀어넣고 돌아서니, 모처럼 얻은 자유,!, 어찌 그리 마음이 홀가분할 수 가!.    자나깨나, 녀석을 혼자 두고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심중에, 녀석에 대한 미안함이 항상 마음의 짐이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녀석을 떠나 보내고 돌아와 하루를 지내고 나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불현듯 수십년전 남쪽해변가를 여행하던  옛일이 그리워진다. 잊고 있던 역마살이 여름휴가와 맞물러, 겉잡을 수 없이  도지는 것이다. 마음의 여유가 돌아온 것이리라.
 
   <탑승수속중인 늦둥이>
 
<출국장입구로 들어가는 늦둥이>
 
아침에 일어나니, 딸은 출근하고, 아파트는 적막하다. 열흘가까이 지속될 휴가가 시작되었으니, 오늘같은 이 적막을 열흘가까이 견뎌낼 재간이 없다.
 
남쪽으로 가보까?, 완도로 가자. 시간이 되면 청산도로도 가보자!
 
언젠가 청산도 일출모습을 본 기억이 난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 뇌리에 박혀 이번 여행길의 진로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완도에 대해서는  신라시대, 청해진이 있었다는 정도외는  뚜렸한 지식과 기억이 없다만, 대학 2학년때, 보길도를 가면서 거쳐갔던 곳이다.  안면이 있는 곳이다. 완도는 청산도로 가는 길목이니, 완도에 가면 방법이 있을 것이다.  
 
떠나자, 그러고는 무작정,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오늘이 중복이라는데, 서울의 찜통 더위에 시달리는 친구들에게 혼자가기 미안타. 선물이나 하고 가자, 중간에 차를 세우고, 갤럭시노트 갤러리 창고를 뒤져, 옛다, 삼계탕 재료나 보내주자. 크크크 (절대 약올리는 것이 아님)
 
<중복날, 서울에 남은 분들 삼계탕해서 드시라고>
 
완도라하면, 39년전, 그러니까 대학2학년 여름방학때 가봤던 곳이다. 당시에 완행을 타고 목표로 가서 유달산을 구경하고, 진도,  완도, 보길도를 거쳐 사천,충무,거제도까지 여행을 한 때가 있었다. 
 
당시 보길도에는 완도에서 배를 타고, 노화도를 거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보길도 선착장에 도착하여  얼마를 걸어 들어가자, 아담한 연못가에서 만난 보길도 초등학교 교사가, 고산 윤선도가 귀양살이로 살던 이곳의 지리를 자세히, 친절히 안내해주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남아, 윤선도가 제주로 귀향가다 풍랑을 만나 보길도에 눌러 앉았다는 것을 알고 그리고 여행지를 택한 것이지 싶다.
 
그가 보길도의 부용동에 거처를 마련하고 일생을 여기서 보내면서, 연못에 배를 띄우고 , 풍류를 즐겼다는 그 연못이  세연정이라 했다는 데, 당시 우리가 방문 했을 때에는 경계가 거진 흐물어진 시골의 연못수준이였다. 그 때 그 선생의 말에 의하면, '어부사시가에 나오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 이곳 연못에 배 띄우고 놀면서 상상하여 지은 것'이라 한다. 윤선도의 묘도 여기에 있다하여 안내를 받았었다.
 
'학술조사차 이방인이 방문한 적은 있어도 관광객은 우리가 처음이다'는 그 선생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그러니, 당시 우리는 비공식적으로 고산 윤선도 유적지를 방문한 관광객 1호였던 셈이다. 
 
보길도에서 노화도를 거쳐, 다시 완도로 나와, 강진을 거쳐, 아마도 남해안 고속도로 공사길이였지 싶은 길을 따라 동으로 동으로 무작정 걸어왔던 기억이 난 것이다. 내마음속에는 당시 무전여행 비슷한, 그 때 여행길의 감동과 고생했던 기억이 언제나 남아 있었다.
 
보길도는 지금, 남도의 유명관광지의 하나로 ,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많은 개발이 이루어져 있으리라. 이번에는 '청산도로 가보자' 했지만, 언젠가는, 보길도로 가봐야 겠다.  
 
-계속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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