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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by 靑野(청야) 2012. 2. 10.
 

 

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세계의 언어학자들은 우리말과 우리글을 세계 최고의 말글이라고 칭찬한다. 우리말 한글은 1997년 10월에 세계의 숱한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우리말글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족하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국어의 상전 노릇을 한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잘못 쓰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외국어를 잘 못하면 부끄러운 일이 되고 만다. 기업과 학교에서도 외국어로 그 사람의 지적 소양을 검증하려 한다.

세계화로 가는 시대에 외국어 교육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선적으로 우리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우리말 사용능력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말의 근원을 알면 그 말의 뜻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어원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어원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고유한 문화가 말 속에 배어 있어서 말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감쪽같다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조금도 흠집이 없는 경우 ‘감쪽같다’는 말을 쓴다.

이 말은 원래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곶감의 쪽은 달고 맛이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먹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운다.

이런 뜻이 번져서 현대의 뜻처럼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할 때 감쪽같다는 말이 쓰이게 된 것이다.

 

거덜나다

 

조선시대 때에 궁중의 말과 마굿간을 관리하던 사복시(司僕寺)라는 관청이 있었다. 거덜은 사복시의 하인을 말하는데, 궁중에서 높은 사람이 행차할 때 큰소리로 길을 비키라고 사람들을 몰아세우다 보니 자연히 우쭐거리며 몸을 흔들고 다니게 되었다. 그래서 잘난 체 거드름 피우는 것을 "거덜거리다"라고 하게 되었다.

또, 이렇게 "흔들흔들"한다는 뜻이 더욱 발전하여 살림이 흔들흔들거리고 밑천을 홀랑 들어먹는 것을 "거덜나다"라고 하게 되었다.

 

갈매기살

 

고깃집에 가면 여러 부위의 고기 말고도 ‘갈매기살’이라는 고기가 있다. 이 갈매기살은 바다에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고기가 아니다. 이것은 돼지 내장의 한 부위, 즉 ‘횡격막(橫膈膜)’에 붙어 있는 고기이다. ‘횡격막’은 포유류의 배와 가슴 사이에 있는 근육성의 막인데 수축과 이완을 거듭하면서 폐의 호흡 운동을 돕는다. 이 ‘횡격막’을 우리말로는 ‘가로막’이라고 한다.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는 막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가로막’에 붙어 있는 살을 ‘가로막살’ 또는 ‘안창고기’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고기를 ‘가로막살’이라고 하지 않고 이상하게도 ‘갈매기살’이라고 불렀다.

이 ‘갈매기살’이라는 명칭은 ‘가로막살’이라는 본래의 명칭에서 변형되어 나온 것이다.

먼저, ‘가로막살’이 ‘가로마기살’로 변하였다. 다음으로 ‘가로마기살’이 ‘가로매기살’로 변하였다. 이어서 ‘가로매기살’이 ‘갈매기살’로 변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단지 ‘가로매기’가 ‘갈매기’와 비슷한 음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로매기’의 어원을 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과 음이 비슷한 ‘갈매기’를 연상하여 그것과 연계해서 엉뚱하게 만들어낸 단어가 ‘갈매기살’인 것이다.

 

골탕먹다

 

이 말은 ‘크게 곤란을 당하거나 손해를 입다’는 뜻이다.

골탕이란 원래 소의 머릿골과 등골을 맑은 장국에 넣어 끓여 익힌 맛있는 국물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골탕을 먹는 것은 맛있는 고기 국물을 먹는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속이 물크러져 상하다’라는 뜻의 ‘곯다’라는 말이 골탕과 음운이 비슷함에 따라 골탕이라는 말에 ‘곯다’라는 의미가 살아나고, 또 ‘먹다’라는 말에 ‘입다’, ‘당하다’의 의미가 살아나서 ‘골탕먹다’가 ‘겉으로는 멀쩡하나 속으로 남모르는 큰 손해를 입게 되어 곤란을 겪는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시치미 떼다

 

자기가 하고도 하지 아니한 체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것시치미 뗀다고 한다. 시치미란 원래 매의 주인을 밝히기 위하여 주소를 적어 매의 꽁지 속에다 매어 둔 네모꼴의 뿔을 말하는 것이었다.

옛날 고려 시대에는 길들인 매를 이용하여 짐승들을 사냥하는 매사냥이 유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매를 구하여 사냥매로 길들이는 일은 무척 힘들었는데 가끔 이 사냥매를 누군가 훔쳐가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매 주인은 자기 매를 훔쳐 가지 못하게 이름표를 달았는데, 이 이름표가 바로 ‘시치미’이다.

하지만, 시치미를 붙인 뒤에도 도둑은 사라지지 않았다. 매를 훔친 뒤에 시치미를 떼어 버리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바로 여기에서 ‘시치미 떼다’라는 말이 나왔다.

 

씨알머리가 없다

 

씨알은 새의 종자알이나 곡식의 종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씨알머리가 없다`는 말은 근본 태생을 모를 정도로 혈통이나 종자가 낮다는 뜻이다.

흔히 남을 욕할 때 그의 혈통을 빈정거리는 말로 쓴다. 혈통이 좋지 않고 보잘것없는 가문에서 났기 때문에, 보고 배운 것이 없어서 무례하고 건방지다는 뜻으로 쓴다.

 

아양을 떨다

 

귀염을 받으려고 알랑거리는 것을 ‘아양을 떨다’라고 한다. 아얌은 여자들이 겨우 나들이 할 때 추위를 막으려고 머리에 쓰던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떨면 주위 사람들의 눈길을 끌게 된다. 그래서 ‘아양을 떨다’라는 말은 귀여운 행동이나 말로 시선을 끄는 행위를 말하게 되었다.

 

어처구니없다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은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며 비슷한 말로는 ‘어이없다’가 있다.

어처구니는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말하는데 주로 ‘없다’라는 말과 같이 쓰인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의 어원으로는 여러 가지 속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맷돌의 손잡이의 이름인 어처구니에서 나왔다는 설과, 궁궐 전각(殿閣)의 기와지붕 위에 장식하는 동물형상의 이름인 어처구니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옛날에 가정에서 곡식을 갈 때 맷돌을 사용하였는데 이 맷돌을 손으로 돌릴 때 사용하는 나무 손잡이의 명칭이 바로 어처구니라고 한다. 이 어처구니가 없으면 맷돌을 돌릴 수 없으므로 난감한 상황이 된다. 그래서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은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또 경복궁과 창덕궁 등 궁궐 전각의 추녀마루 끝에 익살스럽게 생긴 동물형상을 잡상(雜像), 또는 어처구니라고 부른다. 이 어처구니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등 서유기의 주인공으로 형상화돼 있는데 귀신을 쫓고 궁궐의 위엄을 표시하기 위해 궁궐지붕에 올리는 작은 조각이다.

 

 

어처구니의 설치는 궁전건물과 궁궐과 관련이 있는 건물에 한정된다.

어처구니는 당(唐) 태종이 밤마다 꿈에 나타나는 귀신을 쫓기 위해 병사 모양의 조각물을 지붕 위에 올린 데서 유래하였다한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은 기와장이들이 궁궐을 지을 때 어처구니를 깜박 잊고 올리지 않은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어처구니'는 궁궐 지붕에만 세우는 것이라 서민들의 지붕을 올리는 데 익숙한 기와장이들이 잘 잊고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기와장이들을 쳐다보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오지랖이 넓다

 

오지랖이란 옷의 앞자락을 말하는 것으로 앞자락이 넓은 옷은 그만큼 많이 다른 옷을 덮을 수밖에 없다. 곧 주제넘게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서,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을 가리킨다.

 

을씨년스럽다

 

을씨년은 '을사년(乙巳年)'이 변해 생긴 말이다. 을사년(1905년)은 우리나라가 강제로 외교권을 빼앗기고 통감정치가 실시된 해다. 즉 을사보호조약으로 일본의 속국이 되었으므로 을사년은 민중들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해인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릴 때 '을사년스럽다'고 하던 것이 지금의 '을씨년스럽다'로 변했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

 

송곳은 끝이 뾰족하다. 세웠을 때 끝이 닿는 면적이 아주 좁다. 잘 보이지도 않는다. 입추는 송곳(錐)을 세운다(立)는 말이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고 하면 송곳의 끝도 세울 수 없을 정도라는 뜻이 된다. 발 들여놓을 데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 들어찼을 때 비유적으로 이렇게 표현한다. ‘벼룩 꿇어앉을 땅도 없다’는 속담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억장(億丈)이 무너지다

 

억장(億丈)은 본래 억장지성(億丈之城)의 줄임말로 성의 높이가 억 장이 될 정도로 퍽 높이 쌓은 성을 말한다. 그러므로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은 억 장이나 되는 높은 성이 무너질 정도로 엄청난 일을 말한다.

 

흔히 그 동안 공들여 해온 일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되어 몹시 허무한 상황을 가리킬 때 쓴다.

 

산통깨다

 

이 말은 ‘일을 그르치게 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길이 10cm 가량의 향목(香木)이나 금속 혹은 대나무를 에어 괘(卦)를 새긴 것을 산가지 또는 산대라고 한다. 그리고 이 산대를 넣는 통을 산통이라고 한다.

점을 칠 때 산통을 대여섯 번 흔든 다음 산통을 거꾸로 들면 그 구멍으로 산가지가 나온다. 이 산가지의 괘로 점을 치는 것을 산통점이라고 한다. 이 때 산가지를 집어넣는 산통을 깨 버린다는 것이므로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어 버린다는 뜻으로 쓰게 되었다.

 

맞장구치다

 

풍물놀이를 할 때 둘이 마주서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치는 장구맞장구라고 한다. 맞장구를 치려면 서로 호흡이 맞아야 틀리지 않고 잘 쳐야한다. 그래서 남의 말에 동조하여 같은 말을 하거나 부추기는 것맞장구친다고 한다.

 

 

자료출처: 우리말 배움터 , 네이버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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