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주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내 반평생 넘게, 내곁에서,나를 지켜주며,
- 내가 즐거울 때, 기꺼이 어울러 주고
내가 어려울 때, 내 마음을 그토록 감미롭게 쓰다듬어 주던 주,
그 주가 이제 내게서 멀어져 갑니다.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주,
그 주가 내게서 멀어져 갑니다.
- 내 주를 가까이 못하면,
그 기간이 아무리 짧아도 내게는 무척이나 기나긴 세월,
내 주를 가까이 하다보면,
아무리 긴 세월도, 언제나 기쁨에 충만한 때였던 것을
- 아무리 슬프고, 가슴 아픈 순간들도,
주와 같이 있을 때는 잊혀지던 것을,
아아!
나는 주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만,
주는 내게서 멀어져 갑니다.
- 내 주를 가까이 하다보면,
어지럽고 고통스런 세상을 잊을련가?
- 주는 나의 주인이 되고
내 정신, 내 육신마저
온전히 주와 더불어 희노애락을 같이한 지 수십년 째,
- 이즈음을 정점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잃어가는 속도에 어지러움인가?
지나온 세월에 대한 회한인가?
- 나는 주를 보내지 않았습니다만,
내게서 멀어져 가는 주를 나는, 바라만 봐야합니다.
- 이제
지쳐 가는 내육신은 주를 제대로 영접하지 못하고
내 영혼속마저 주의 기운을 기꺼이 거두지 못하니,
당연히,주가 내게서 멀어져가는 것이겠지요?
- 하지만, 내 영혼과 육신이 노쇠해갈 수록,
나는 주를 붙들지 못합니다. 나는 주를 붙들지 아니합니다
비록, 주가 내곁에서 떠나간다 간다한들
내 어찌 주를 원망하리요?
- 그러니, 주여!
주는 온전히 주의 뜻으로 내곁에서 멀어져 가소서
하지만, 나는 주를 보내지 아니합니다.
그토록 내가 좋아했던 주,
비록, 주가 내게서 멀여져 갑니다만,
내 어찌 주를 마음 편히, 지켜볼 수 있으리요?
- 지나온 세월보다 훨씬 짧게 남은 우리네 인생들
지나온 세월보다 더욱 더 주를 가까이 하고 싶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오히려 주가 멀어져 가니
남은 인생의 삭막함을 어찌 달래야 하리오?
무엇으로 달래야 하리요?
- 아아! 주는 멀어져 갑니다만,
내 스스로 주를 보내지 아니합니다
나서서, 주를 붙들지 못하고,
오로지, 주가 멀어져가는 길을 지켜만 볼 뿐.
아아! 酒여!
- <어느 금주가(禁酒家)의 탄식>
'수상잡록 > 수상록.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차원적 리더십 (0) | 2011.09.18 |
---|---|
일할 맛이 안난다 (0) | 2011.09.02 |
로얄 살루트 (0) | 2011.08.27 |
인생은 한편의 홀로그램 영화 (0) | 2011.08.26 |
라즈니시와 더불어(?) 思維하다 (0) | 2011.08.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