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 산아 네게 이르노니 당장 이리로 오너라!"
1400년전 이슬람 성인 마호메트가
아라비아반도 사막한가운데 있는 모래산을 옮기겠다며, 큰소리 쳤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낙타울음 소리만 들려올뿐
그러자, 마호메트가 다시 외쳤다
"산아, 산아 다시한번 네게 이르노니, 발걸음을 옮겨 당장 네게로 오라"
하지만, 모래산은 꼼짝도 않는다. 마호메트는 다시 외쳤다.
"네가 오지 않으면, 내가 그리로 가겠노라"
마침내 마호메트는 모래산 기슭에 다다랐다
그리고, 수많은 군중을 굽어보며 외쳤다
"보라, 산이 내게로 왔도다"
...
어쩌면 世上萬事는 상대적이다.
너가 오나, 내가 가나 결과는 마찬가지?
'山內 田園이 내게로 오지 않으니
내가 山內로 간다?'
그래 다가간 산내,
산내의 田園이 반겨주지 않으면,
내가 산내의 田園을 반기고, 갖고 놀면되지?
....
어제저녁부터
방앗간에 가서 고추가루 빵아내려
고추꼭지따고 딱아내느라 애를 먹었다.
김장채소를 아직 심지 않았지만,
김장용 고추가루는 수확기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다.
"농사직접지어요?"
[경작사실확인서]에 서명해달라 했더니
경작사실확인을 하러 온 이장이 묻는 말이다.
"아예, 저기 보세요, 올여름 내내 가물어서 물대는 데 혼났어요"
[경작사실확인서]는 농지원부를 만들고
[농업경영체등록]을 하기위한 빠질 수 없는 서류다.
농업경영체등록은
이를 통해, 농업인 농지규모와 소득에 대해 세부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이다.
등록조건으로 면세유, 농기계구입시등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전입신고후 농업경영체등록부터 하라는 것이
동네지인의 권유다.
일년 가까이 거주했지만
주소는 서울 특별시에 두고 살다가
오늘 전입신고를 끝내고,
이장으로 부터 [경작사실확인서]를 받은 것이다.
전입신고를 마치고 돌아온 늦은 오후
대현민국 뒷산이 반갑게 맞는다
'반갑다. 이 인간아!!'
수억년을,
묵묵히 기다려 온 보람이 있다고,
언제나 그자리에 묵묵히 있던 뒷산, 푸른하늘,
오늘 유별하게, 나를 맞이 하는 것 같다.
푸르른 초목, 들짐승 산짐승으로 하여금
내눈과 내귀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 같다.
산들바람을 불어 내전신에 인사하기 바쁘다.
하늘도 한줄기 빗줄기로 늦더위 식혀준다.
경주시장이름으로
경주시민으로 전입하는 축하 폰메세지도 날아든다
자동발송 메세지이겠지만 기분을 과히 나쁘지 않네.
전입과 동시에 전출이 이루어진 날,
2016년 9월7일 오늘
어쨋튼, 새로운 시민? 촌놈?으로 새출발하는 날이다.
엇그제, 이사도 끝냈고,
산뜻하고 맑은 기분이 든다.
산뜻하고 맑은 기분이 들어야 하는 날이다.
삶의 방식도 바꿔야한다.
남은 출장기간 지낼 계획도 고민도 새롭게 해야한다.
하지만,오랫동안 살아오던 정든 곳의 추억을
마음속에, 묻어 두기에는 아직은 이른 때인 것 같다.
서글프고 서운한 감정도 마음한 구석에 머물며
'나 여기서 오래오래 머물다 갈거야' 하는 것 같다
여느 때 같은 날이건만
기분은 여느 때 같지 않는 날이다.
다음날,
서울특별시민의 자격을 가감히(?) 버리고
경주시민으로 돌아온 다음날이다
그동안, 서울로 부산으로 이사다 뭐다 한다고 미루어 두었던
가을김장 채소를 심었다
자연농법(?)으로 버티던 조그마한 텃밭을 버리고
방치해 두었던 조금 넓은 땅을 개간을 다시 한 것이다.
배추 150포기, 열무 250포기,
보통 한 가정의 수요의 서너배를 넘는 양이다.
고라니 놈이 야밤에 방문한다해서
울타리 치고 나니 꼬박 하루 일.
보조만했어도, 피곤하기 이를 데 없다.
장사할 것도, 장사할 물량도 아니면서
우짤라꼬 그리 많이?
모리것슴. 일 단 심어놓고...
점심때나 중간중간 티비를 켜니
무슨 판사고 검사고 온나라가
부정한 일, 부정한 사건으로 도배를 하고 있네.
유명한 야구해설가 하모씨가...
몇천만원에 목숨을 태연히(?) 버린 사건으로 씨끄럽다
티비보기 싫다.
얼른 티비를 꺼버렸다
국횐가 국핸가 이야기는 안쳐다본지 오래
어째 우리사회가 이모양인가?
아무래도,
정치, 사회의 개판은 개선되기 불가능 할 것이고
티비를 없애버리던지
핸폰을 없애버리던지 수를 내야겠다
....
땀을 뻘뻘 흘리며,
김장채소를 심는 밭을 일구고
흙밭에 채소를 심고 울타리를 하고
올가을 수확을 기대하며
돌아서 옆집에서 매운탕과 막걸리 한잔하고,
밤하늘과 밤공기 마시며 걷는 기분
"보라, 山內가 내게로 왔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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