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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도회의 낙엽

by 靑野(청야) 2014. 11. 14.

 



        <도회의 낙엽>

        어느듯 찬 바람에
        문득문득 노년의 무릎이 시려지는 계절
        도회의 빌딩 사이로
        띄엄띄엄 보이는 단풍든 나무
        하염없이, 낙엽이라 불리는
        시들은 이파리를
        대지로 돌려 보내고 있네 
         
        플라톤은
        인간은 뿌리를 하늘에 둔
        꺼꾸로 선 나무라는데,
        그래서 영혼이라 불리는,  
        육신과 분리된 인간의 낙엽은,
        떨어지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인가? 
         
        대지로 부터  
        자양분과 기운을 받은 이파리들이,
        생명활동으로 나무를 키웠지만,
        가을이 짙어지면
        묻혀야 할 곳으로 가야지? 
         
        천지에
        시멘트, 아스팔트 바닥인 도회,
        가을이 오면, 도회의 낙옆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갈 곳없는 낙엽들을
        갈려거든 어서가라,
        재촉하는 바람의 매서운 횡포에
        이리저리 차거운 골목길을
        쓸쓸히 딩굴 뿐이네  
         
        어디로 가야하나? 
         
        차거운 아스팔트로
        생명의 조각을 떨어 뜨려 보내야 하는
        저 나무는 얼마나 안타까울까? 
         
        낙엽이 잔디로 덮힌  대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숲과 흙으로 뒤덮힌 대지로
        돌아갈 수 있으면 더욱 좋으련만, 
         
        언젠가는
        영혼은 하늘로 떨어져 가고,
        육신은 대지로 내몰리는
        낙엽을 닮은 인생들,
        그런 인생을  닮은 낙엽 
         
        바람이 부는대로 흘러가네 
         
        아아,
        이것이 세상이란 말인가?
        이것이 인생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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