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野(청야) 2017. 3. 9. 09:49



        시간이 정지한듯 한
        대현리 계곡의 아침풍경이다.

        찬기운만이 대지를 가득채운 체
        일체의 움직임이 없다.

        평소 살랑이던 바람도 불지 않는 지
        정원의 나무도 부동자세다.
        오늘 따라 새한마리 얼씬거리지도 않네

        마치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이
        침묵경쟁이나 하듯
        고요하기만하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뜰을 거닐어 보고 싶어도

        왠지 이 고요함을 깨뜨리는 죄를 짓는 듯,
        선뜻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말없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볼 뿐이다.

        동녁의 희미한 하늘만이
        점점 밝아온다.

        절대의 고요속에
        대지의 모든 것들이 관객인양

        숨죽여, 태양을 맞이한다.

        이 계곡에 낮으막하고
        그윽한 교향곡의 전주곡 마냥
        밝아오는 빛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같다.

        창가에 앉아
        마음은 빛의 교향곡을 듣는 듯.
        절대의 고요함을 보는 듯
        언제까지나 이 고요함에 흠뻑젖고 싶다.

        그런 아침이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