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秋夜閒月 靑野(청야) 2009. 3. 8. 08:04 秋夜閒月 사람들은 물위를 걷는 것을 기적이라 하지만, 땅위를 평화롭게 걷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기적이다 -틱낫한- 나는 달빛이 중천에서 교교한, 늦은 가을밤을 좋아한다. 세상만물이 결실의 힘든 프로세스를 끝내고, 휴지하는 시간. 육신과 더불어 마음의 평화를 진작시키는 그런 조용한 시간들이 더 없이 좋다. 말라 비틀어진 나뭇잎사이로 교교한 달빛을 통해 세상을 보노라면, 靑天白日하에서는 어지러이 드러나는 세상의 모습들도, 이때는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 침잠하게 된다. 이 때만이 조용히 정신과 육체가 合一되고, 宇宙와 合一될 수 있는 유일한 시간대이다. 아직은 두루두루 걸림이 많은 나이이기에, 고된 삶에 찌들다 돌아와 조용히 명상하는 이 시간대가 되면, 내공을 다스리기에 더 없이 좋은, 그런 가을밤을, 그런 가을밤의 분위기를 그리워하게 된다. 이 때만은 '秋夜'의 절대의 고요함속에, 교교한 기운을 소리없이 내품는 그런 '閒月'의 기운이 내 마음으로 스며들어 어느 틈엔가 나자신이 '閒月'을 닮아가는, 이윽고, 閒月'이 되어버리는 그런 때이다. 쇼팽의 야상공 장영주 바이올린 연주 http://chsjinok.egloos.com/